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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파TV-케이블TV-위성TV 공시청망 이용 싸고 힘겨루기

입력 | 2007-10-09 03:04:00


공동주택 내 공시청망 형태 변화공동주택 준공 시기배선 형태1995년 이전단선 공시청망 1995∼2004년층별로 공시청망과 케이블망이 분리 2005∼2007년가구별까지 분리

천대받던 공시청망이 최근 방송계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고 있다.

공시청망은 아파트 등 공동주택 내에 가구별 TV 시청이 편리하도록 공동 안테나와 연결해 깔아 놓은 선로. 원래 지상파TV를 위한 것이었지만 1995년 탄생한 케이블TV가 사실상 난시청 해소 역할을 떠맡으면서 케이블TV가 거의 독점 사용해 왔다. 그런데 2004년 법 개정으로 공시청망이 케이블망과 지상파망으로 분리되기 전에 단선으로 깔린 공동주택(500만 가구로 추산)의 공시청망 이용을 둘러싼 힘겨루기가 벌어지고 있는 것.

디지털 방송을 위해 공시청망 확보가 절실해진 KBS 등은 최근 ‘케이블 업계가 공시청망을 훼손해 왔다’며 케이블 업계를 압박하고 있다. 또 최근 정보통신부가 공시청망을 위성TV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면서 케이블과 위성TV 사업자 간 갈등도 심화되고 있다.

정통부는 지난달 ‘텔레비전 공동시청안테나 시설 등의 설치기준에 관한 규칙’을 개정해 공시청망을 통한 위성TV 수신을 허락하겠다고 발표했다. 이 안이 확정되면 위성TV인 스카이라이프의 시청을 위해 가구별로 접시 안테나를 달 필요가 없어져 가입자 확보가 손쉬워진다.

그러나 케이블 업계는 정통부 안이 스카이라이프의 대주주인 KT에 특혜를 준 것이라며 반발하고 나섰다.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는 “위성TV에 대한 공시청망 허용은 케이블TV가 유선방송망을 사용하도록 하는 방송법상의 역무 규정을 벗어난 것”이라고 반대했다.

반면 스카이라이프는 “시청자의 매체 선택권을 보장하는 당연한 조치”라며 “공시청망은 입주자와의 계약에 따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케이블과 지상파 간 갈등도 점입가경. KBS 정연주 사장은 7월 난시청 해소를 위한 수신료 인상의 필요성을 강조하면서 “케이블 업계가 공시청망을 상당수 훼손했다”고 주장했다. KBS는 뉴스에서도 지난달 제주도 태풍 피해 당시 케이블 선로가 유실돼 재해방송을 볼 수 없었다고 비판하며 공시청망 회복이 필요하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케이블 업계는 “케이블 업계가 공시청망 유지를 위해 상당한 비용을 들여 가며 노력해 왔는데 이제 와서 케이블 탓을 하는 건 파렴치하다”고 반박했다.

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