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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기문 유엔총장, 한국 언론에 관저 공개

입력 | 2007-09-21 20:20:00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오른쪽)과 부인 유순택 씨가 20일 최근 입주한 관저에서 한국 특파원들과 간담회를 가진 뒤 4층 개인 응접실인 ‘오리엔탈룸’의 병풍 앞에서 활짝 웃고 있다. 뉴욕=공종식 특파원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과 유순택 여사 부부가 한국식으로 새롭게 단장한 유엔 사무총장 관저를 20일 한국 언론에 공개했다.

뉴욕 맨해튼 57번가 '서튼 플레이스(Sutton Place)'에 위치한 사무총장 관저는 원래 미국의 은행 재벌 JP 모건의 딸 앤 모건의 집으로 1972년 유엔에 기증됐다.

규모는 대지 1290㎡에 4층. 반 총장 부부는 개보수 공사 때문에 올해 1월 취임 이후 줄곧 호텔생활을 해오다 최근 관저에 입주했다.

1, 2층은 집무 공간. 1층 응접실에는 포르투갈 정부가 기증한 대형 카페트, 뉴욕 메트로폴리탄뮤지엄이 대여한 그림, 한국식 병풍 등이 눈에 띄었다. 2층에는 최신식 TV와 음향시설을 갖춘 비디오 컨퍼런스 룸이 있었는데 LG전자가 한국 정부를 통해 필요한 장비를 기증했다.

3층과 4층은 반 총장 가족들의 개인 공간으로 한국적 정서를 잘 나타낼 수 있도록 단장됐다. 방문객 숙소인 게스트룸은 전주 시의 도움을 받아 벽지는 물론 침대커버까지 한지로 제작됐다. 개인 응접실인 오리엔탈룸은 충주 시의 도움을 받아 병풍 항아리 등 소품을 활용해 한국냄새가 물씬 풍겼다.

반 총장은 "얼마 전 유엔주재 각국 대사를 초청해 집들이를 했으며, 조만간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을 초청에 만찬을 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반 총장은 "당초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이곳에 초청하려고 했으나 보안문제 때문에 장소를 옮겨서 하기로 했다"고 전했다.

관저에는 이스트리버를 마주하고 있는 방향으로 넓은 뜰도 있다. 반 총장은 조만간 이웃들을 초청해 야외 파티를 할 계획이다. 맨해튼 내 손꼽히는 고급거주지역인 서튼 플레이스에는 현재 세계적인 건축가 I.M. 페이, 영화배우 시고니 위버도 살고 있다. 과거에는 영화배우 마릴린 먼로와 극작가 아서 밀러가 결혼했을 때 이곳에 살기도 했다.

한편 반 총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기후 변화는 이제 지구적인 문제로 모든 나라가 공동노력을 통해 해결책을 찾아가야 한다"며 "한국 정부도 높아진 위상에 맞게 대승적으로 이 문제를 봤으면 한다"고 밝혔다.

뉴욕=공종식특파원 k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