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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박근혜, 한나라 TV토론회 날선 공방

입력 | 2007-08-10 03:06:00

UCC방식 질의한나라당 대선 경선 후보 경제분야 TV 토론회가 9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에서 열렸다. 국회사진기자단


李 “朴대통령 대운하 폐기? 서거로 중단된 것일뿐”

朴 “서울시 부채 증가 누락 분식회계로 볼 수 있어”

한나라당 이명박 전 서울시장과 박근혜 전 대표가 9일 YTN이 생중계한 2차 TV합동토론회에서 또다시 날선 공방을 벌였다.

2시간 동안 진행된 이날 토론회에서 박 전 대표는 자신의 질문 순서가 되면 단 한 차례도 거르지 않고 이 전 시장에게 질문을 퍼부었다. 이 전 시장도 물러서지 않고 반박했고 때로는 역공을 펴기도 했다.

▽이-박의 설전=박 전 대표는 “이 전 시장은 서울시 부채 3조 원을 줄였다고 했지만 사실 SH공사(전 서울도시개발공사)의 부채 증가분 6조5000억 원을 누락시켰다”며 “기업으로 보면 분식회계라고 볼 수 있다”고 공세를 폈다.

이 전 시장은 “기업을 직접 경영한 경험이 없어 그런 것 같다”고 응수한 뒤 “SH공사는 집을 짓지 않으면 부채가 제로가 되고 많이 지으면 정부의 건설기금을 써 부채도 늘어난다. 하지만 이후 자산가치가 늘어나 부채는 줄어들게 된다”고 반박했다.

이후 이 전 시장의 공격이 이어졌다. 이 전 시장은 “박 전 대표는 ‘아버지가 대운하를 검토했다가 폐기했다’고 했는데 실은 본격적으로 운하를 검토했으나 불행한 일로 (박정희 전 대통령이) 서거해 중단된 것”이라며 “몰라서 대답을 그렇게 한 것이냐. 박 전 대표가 아버지가 한 일은 정확히 알았으면 좋겠다”고 몰아세웠다.

박 전 대표는 “총리를 지낸 분들에게서 폐기한 조치라는 증언을 분명히 들었다. 확인을 다시 해보겠다”고 답한 뒤 “상수원 오염이 없다고 하다가 이중수로를 도입하겠다고 하는 등 말이 바뀌는데 끝까지 밀어붙일 생각이냐”고 역공했다.

이 전 시장은 “경부고속도로도 확정한 다음에 계획을 수백 번이나 바꿨다. 어떤 프로젝트든 집행 단계까지 설계를 변경한다”면서 “검토 단계에서는 바뀌는 게 당연하며, 이상하게 생각하지 말라”고 응수했다.

홍준표 원희룡 의원은 이 전 시장과 박 전 대표의 주요 공약을 비판했다.

홍 의원은 이 전 시장의 대운하 공약에 대해 “좋은 경제정책이 많이 있는데 하필 운하를 왜 만들려 하느냐. 수질이 엉망이 된다”고 비판했다. 또 박 전 대표에 대해서는 “후보가 되면 정수장학회 영남대 육영재단을 가족회의를 거쳐 국가에 헌납할 생각이 없느냐”고 압박하기도 했다.

원 의원은 박 전 대표의 ‘줄푸세’(감세, 규제 완화, 법질서 확립) 공약에 대해 “세금을 줄이겠다면서 육아 지원, 중소기업 육성 같은 장밋빛 공약의 재원은 어디에서 마련할 것이냐”며 “저는 부동산 불로소득을 강력히 차단해 재원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빅2의 막판 세몰이 총력전=한나라당 공성진 의원 등 서울 지역 국회의원 및 원외 당원협의회 위원장 33명은 이날 이 전 시장에 대한 공개 지지 선언을 했다. 서울 48개 지역구 가운데 사고지구당 2곳과 홍준표 원희룡 의원을 제외한 44개 지역구 중 3분의 2가 넘는 수다. 이 전 시장 측은 “10일에는 부산 지역 당협위원장 18명 중 11명이, 11일엔 인천 지역 당협위원장 12명 중 8명이 이 후보에 대한 지지 선언을 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박 전 대표 측은 전현직 경기도의원 90명의 지지선언으로 맞섰다. 한나라당 소속 현직 도의원 113명 가운데 절반이 넘는 63명이 포함됐다. 또 탁구스타 현정화, 전 프로권투 세계챔피언 홍수환, 전 수영 국가대표 조오련 씨 등 스포츠계 인사 2000여 명이 박 전 대표 지지를 선언했다. 경원수 예수교장로회 총회장 등 기독교계 인사 300여 명, 전직 국회의원 모임인 헌정회 소속 곽정현 전 의원 등 144명도 지지 대열에 합류했다.

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이종훈 기자 taylor5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