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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원히 간직될 음악 할 겁니다”… ‘솔타운’

입력 | 2007-03-14 03:09:00

1990년대 흑인음악을 주도했던 ‘솔리드’와 ‘업타운’의 프로젝트 그룹 ‘솔타운’. 왼쪽부터 스티브, 정연준(이상 업타운), 이준, 정재윤(이상 솔리드). 사진 제공 몹엔터테인먼트


10여 년 전 ‘흑인 음악의 대중화’를 내세웠던 ‘솔리드’의 정재윤과 이준, ‘업타운’의 정연준과 스티브(본명 김상욱)가 2007년 새 프로젝트 ‘솔타운’으로 돌아왔다.

한국 대중음악의 부흥기였던 1990년대 감성의 재현과 10년 전 해체된 솔리드 부활의 상징인 솔타운은 이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이달 말 디지털 싱글 ‘마이 레이디’ 발매를 앞두고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 중인 이들을 e메일로 만났다.

“1997년 팀 해체 이후 미국에서 학교를 졸업했고 이후 사업을 했어요. 레스토랑도 운영했고 지금은 부동산 사업을 하고 있죠. 옛 솔리드 팬들이 궁금했는데 이번이 좋은 기회입니다.”(이준)

“그룹 ‘F4’, 코코리 등 중화권 가수들의 프로듀싱을 맡아 왔고 엔터테인먼트 사업을 하고 있죠. 솔리드 시절 생각이 많이 났어요.”(정재윤)

솔리드의 옛 멤버는 3명. 이 중 김조한은 현재 국내에서 솔로로 활동하고 있고 두 사람은 미국에서 사업을 하고 있지만 음악계를 떠나진 않았다. 이준은 2001년 김진표, 2004년 이현도의 음반에 객원 래퍼로 참여했고 정재윤은 프로듀서로 활동해 왔다.

이들을 다시 가요계로 끌어 온 이는 업타운의 정연준이었다. 지난해 컴백 앨범을 발표한 업타운은 1년 반 전부터 이들과 함께 작업하자고 매달렸다.

“예전부터 입버릇처럼 ‘솔리드가 다시 나와야 되는 거 아니냐’라고 말했어요. 결국 두 사람에게 내가 만든 노래 ‘마이 레이디’를 들려주고 승낙을 받았죠. 팀 이름도 솔리드의 ‘솔’과 업타운의 ‘타운’을 땄습니다. 김조한 씨가 영화음악과 솔로음반 준비로 참여하지 못해 아쉬워요.”(정연준)

솔리드는 1993년 데뷔해 2년 뒤 두 번째 음반 ‘이 밤의 끝을 잡고’로 인기 그룹 반열에 올랐다. 1997년 해체 전까지 4장의 음반을 발표하며 ‘나만의 친구’ ‘천생연분’ 등을 히트시켰다. 업타운은 이들의 뒤를 이어 등장했다. 좀 더 강한 비트로 미국적 힙합을 추구했던 이들은 “당시에는 친숙하지 않은 흑인 음악의 대중화를 외쳤는데 지금에야 이루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마이 레이디’는 이준과 스티브 두 래퍼와 정재윤 정연준 두 보컬이 한 여자를 두고 다투는 내용을 담은 정통 리듬앤드블루스곡이다. 이들의 복귀는 가요계에 새로운 충격을 줄 수 있을까.

“요즘과 달리 1990년대에는 자기만의 색깔을 가진 가수가 많았죠. 노래 하나가 오랫동안 사람들의 가슴에 남았는데 지금은 음악이 ‘소비’될 뿐 ‘간직’되진 않아요. 결국 음악성이 답인 것 같아요. 솜사탕 같은 금방 사라질 음악이 아닌 완성도 있는 음악을 해야 선배답지 않을까요?”(정연준)

정재윤과 이준은 ‘컴백’이라는 말도 좀처럼 쓰지 않았다. 보컬 김조한과 함께 진정한 컴백을 할 그날을 위해 아끼는 눈치지만 세 멤버가 무대에 다시 설 날은 얼마 남지 않아 보인다. 이들은 “숫자로는 우리가 구세대일지 모르지만 늘 새로운 음악을 찾고 있으니 ‘뮤지션’으로서는 절대 구세대 아니다”라고 말한다.

김범석 기자 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