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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수들 “논술 채점 아리송”…적합성-공정성에 회의적

입력 | 2007-01-02 03:00:00


대입 논술시험 채점을 담당한 교수 가운데 상당수는 채점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희대 사회조사랩 황승연(사회학) 교수가 서울 소재 주요 대학과 지방 국립대 교수 291명을 대상으로 지난해 12월 27∼31일 설문조사한 결과 129명(44.3%)이 ‘논술시험 채점 시 공정성과 일관성이 있는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공정하다’는 응답은 78명(26.8%), ‘중립’이라는 응답은 83명(28.5%)이 했다.

특히 이공계 교수의 51.0%가 ‘논술시험 채점의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해 인문사회계 교수(38.2%)보다 논술시험 채점에 대한 불신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설문에 응한 교수 가운데 219명(75%)은 실제로 논술시험 답안지를 채점해 본 경험이 있었다.

또 교수들은 ‘현행 논술시험이 고등학교의 정상적인 교육에 적합한 방법인가’라는 질문에 48.8%가 ‘그렇지 않다’고 답한 반면 ‘그렇다’라는 응답은 30.4%였다.

하지만 ‘논술시험이 대학의 우수 학생 선발에 적합한 방법인가’라는 질문에는 ‘그렇지 않다’(40.1%)는 응답과 ‘그렇다’는 응답(38.8%)이 비슷했다.

바람직한 대학 입시 방법에 대해서는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답한 비율이 65.6%로 압도적이었고 △논술+수능+내신 13.1% △수능+내신 12.0% △수능만 6.2% △내신만 1.0% 순이었다.

조사를 실시한 황 교수는 “교수들은 논술시험에 부정적이면서도 변별력 있는 다른 방법이 없어 혼란을 겪는 것으로 분석됐다”며 “논술시험 문제를 놓고 교수들조차 ‘우리가 풀 수 있을까’라는 의문을 갖고, 2∼3시간 만에 채점을 끝내는 동료 교수를 보고 ‘제대로 읽기는 했을까’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논술시험으로 점수를 매기지 말고 합격, 불합격만 판단하거나 각 대학의 자율에 맡겨 대학과 전공에 맞게 출제하는 등 제도를 보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