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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는 시간? 지금은 수업중!… 초등생 보드게임

입력 | 2006-12-19 03:13:00

서울 신명초등학교 1학년 학생들이 플라스틱 야자나무에서 모형 원숭이가 떨어지면 감점을 당하는 ‘텀블링 몽키’라는 보드게임을 하고 있다. 최혁중 기자


《18일 오전 서울 강동구 길2동 신명초등학교 강당. 1학년 학생 230여 명이 삼삼오오 둘러앉아 ‘치킨차차’ ‘텀블링 몽키’ 등의 보드게임을 하고 있었다. 이날은 덕성여대 유아교육과 이경옥 교수팀이 초등 교과과정과 연계한 보드게임 교재 ‘놀이단지’를 체험해 보는 날.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으로 적당한지 평가해 보는 자리다. “치킨차차는 말판에 그려진 모양과 같은 모양의 카드를 찾으면 말을 한 칸 앞으로 움직일 수 있어요. 카드는 뒤집어 놓아요. 게임하는 사람은 상대가 카드를 뒤집어 볼 때 어떤 카드였는지 잘 기억해야 빨리 말을 움직일 수 있겠죠?”》

전문 강사의 설명이 끝나자 곳곳에서 “시작!” 구령과 함께 어린이들은 자신의 순서를 기다리며 상대가 뒤집어 본 카드를 머릿속에 ‘입력’했다.

“이 모양이…앗! 틀렸다. 나 또 할래.” 한쪽에서 게임을 하던 신해성 군이 고집을 부리자 같은 반 김하은 양이 “순서가 있잖아” 하고 신 군을 제지했다. 어린이들은 알록달록 예쁜 그림카드가 신기한 듯 차례가 오면 얼른 카드를 뒤집었다.

이현희 강사는 “이 게임으로 1학년 슬기로운 생활 ‘꽃밭 구경’ 단원과 즐거운 생활 ‘알에서 깨어난 병아리’ 단원을 함께 공부할 수 있다. 집중력은 물론 정해진 룰을 따르면서 사회성도 계발된다”고 설명했다.

이경옥 교수는 “유아나 초등 저학년의 경우 놀이문화는 중요한 ‘교육 키워드’가 된다”며 “윷놀이를 할 때 삼촌은 졌는데도 웃고, 할아버지는 ‘너무 심하게 이겼나’ 하고 약 올리는 모습을 보고 아이들은 감정 표현을 배운다. 보드게임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처럼 겨울방학을 앞두고 어린이들 사이에 보드게임이 인기를 끌고 있다.

보드게임은 온라인게임과 달리 여러 명이 한데 모여 정해진 규칙에서 ‘작전’을 짜게 돼 인성과 지능 계발에 도움이 되는 게 특징. 미국 초등학교가 지리·역사 시간에, 컬럼비아대가 수업 교재로 보드게임을 채택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국내에서도 경제 습관을 길러 주는 ‘금융 보드게임’, 성경 내용을 소재로 한 ‘성경 보드게임’, 시각장애인용 보드게임 등 다양한 종류의 보드게임이 출시되고 있다.

최근에는 시중에 유통되는 보드게임 특징을 분석한 뒤 국어, 수학, 바른생활 등 초등 교과와 연계해 수업할 수 있도록 한 교재가 개발되면서 학교 수업교재로도 ‘진화’했다.

서울 용답초교 등 10여 개교가 겨울방학부터, 30여 개교가 내년 3월부터 ‘방과 후 교실 특기적성수업’으로 도입할 예정이다.

놀면서 공부도 할 수 있는 어린이·학부모들의 ‘염원’과 다양한 ‘방과 후 학교’ 프로그램을 찾는 학교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것이다.

코리아보드게임즈에 따르면 지난해 1분기(1∼3월)에 1만 세트였던 국내 보드게임 판매량은 올해 1분기에 3만7000세트, 3분기(7∼9월)에는 5만 세트를 넘어섰다. 국내 유통 게임도 지난해 1월 14종에서 올해 12월 120여 종으로 늘었다.

이 회사 진동철 상무는 “보드게임이 꾸준히 판매 증가세를 보이고 있고 특히 12월부터 2월까지는 판매량이 급증한다”고 말했다.

배수강 어린이동아 기자 bs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