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펀드 왕초보 탈출 전략

입력 | 2006-12-12 14:39:00


지난 회에서 '간접투자는 편안하게 택시를 타고 목적지에 가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 어떤 택시를 타야 하나.

지갑이 두둑하고 편안함을 찾는다면 모범 택시가 좋다. 널찍한 좌석에다 수년간 무사고 운전을 한 베테랑 기사들이 여러분을 모실 것이다. 물론 요금은 비싸다.

일반 택시는 좋은 서비스를 기대하기 어렵지만 요금이 저렴하다는 게 가장 큰 경쟁력이다.

짐이 많고 일행이 많다면 대형승합차로 운행하는 콜밴을 불러야 한다.

만약 신혼여행을 떠나려 할 때 영화같은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리무진 회사로 전화를 돌리시라. 링컨 컨티넨탈과 같은 대형 수입 리무진에서 와인도 마시고 비디오도 볼 수 있다.

단, 서비스가 최고인만큼 값비싼 댓가를 지불해야 한다. 수입 리무진을 타고 인천공항까지 가는데 20만~30만 원 정도라고 한다. 휴~. 한번 타는 데 30만 원이라니….

택시의 종류가 많은 것처럼 펀드 역시 여러 종류가 있다. 자신의 성향에 따라 원하는 것을 고르면 된다.

●크게 나누면 '주식형 채권형 혼합형'

우선 투자자산의 운용대상에 따라 분류해 보자. 즉 돈을 어디에 투자할 것인가로 나누는 것이다.

크게 보면 주식형과 채권형, 혼합형이 있다. 주식형은 고객이 맡긴 돈의 60% 이상을 주식이나 주식 관련 파생상품(주가지수 선물, 옵션 등)에 투자한다. 주가가 크게 오르면 '대박'이 나지만 원금을 날려 '쪽박'을 찰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채권형은 주식에는 투자하지 않고 자산의 60% 이상을 채권에 투자한다. 주식형에 비해 상대적으로 안전하지만 큰 수익률은 기대하지 않는 게 좋다.

혼합형은 말 그대로 주식과 채권 투자 비율을 적당히 섞는 '비빔밥'이다. 주식투자의 위험성을 줄여주는 장점이 있지만 속된 말로 '죽도 밥도 안될' 가능성도 있다.

시중에 나와 있는 펀드에는 '미래에셋인디펜던스 주식1호'처럼 주식형인지 채권형인지 알 수 있도록 다 꼬리표가 붙어 있다.

이런 펀드도 있다. 돈을 모아 다른 펀드에 투자하는 것이다. 이를 재간접투자펀드(Fund of Funds)라고 한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투자법이라 할 수 있다.

또 돈을 부동산에 투자하거나(부동산펀드) 구리 금 석유 등 실물자산에 투자할(실물펀드) 수도 있다.

머니마켓펀드(MMF)는 기업어음(CP), 양도성예금증서(CD) 등 만기 1년 미만의 단기 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낸다. 아무 때나 입출금이 가능하다는 게 최대 장점으로 단기자금 운용에 적합하다.

펀드에 모인 돈은 어디든지 투자할 수 있다. 한 자산운용회사 직원은 "지구상에서 펀드가 투자를 못하는 것은 없다"라고 말할 정도다.

오죽하면 음식물 쓰레기 처리업체에 투자하는 '쓰레기 펀드'까지 나왔을까. 투자대상에 따라 나눈다면 펀드의 종류는 끝이 없을 것이다.

●'공모와 사모, 추가형과 단위형, 패시브와 액티브…'

고객 모집방식에 따라 공모(公募)와 사모(私募)로 나눌 수 있다.

운용사가 "여기 돈 넣을 사람 모이시오"라고 하면 누구나 투자금을 넣을 수 있는 게 공모 펀드고, 특정인들로부터 돈을 받는 것은 사모 펀드다.

돈을 나중에 더 넣을 수 있으냐, 없느냐에 따라서는 추가형과 단위형으로 구분한다.

펀드가 생기고 나서 추가로 고객들로부터 자금을 받으면 추가형, 일정액이 모이면 고객이 돈을 싸들고 와도 받지 않는 게 단위형이다.

개방형과 폐쇄형은 중간에 돈을 자유로이 찾을 수 있느냐로 구분한다. 개방형은 환매(중도 인출)가 가능하지만, 폐쇄형은 정해진 기간까지 맡긴 돈을 찾을 수 없다.

시중에 나와 있는 대부분의 펀드는 추가형 및 개방형이다.

돈을 얼마나 적극적으로 굴려주느냐에 따라 패시브(수동적) 펀드와 액티브(적극적) 펀드로 나눌 수도 있다.

코스피나 코스피200 처럼 지수 수익률을 목표로 하는 인덱스(지수) 펀드 같은 경우는 패시브 펀드다.

예를 들어 코스피지수가 연 10% 상승했다면 펀드의 수익률도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딱 10%만 거둘 수 있도록 펀드매니저가 자금을 운용하는 것이 인덱스펀드다.

반면 주식투자비중을 70% 이상 가져가는 성장형 펀드는 대표적인 액티브 펀드다. 위험 속에 돈 있다는 '고위험 고수익'의 원칙을 실천하는 펀드라고나 할까.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