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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내달 7일 중간선거…민주당‘자신만만’vs공화당‘전전긍긍’

입력 | 2006-10-24 03:05:00


‘권불십이년(權不十二年).’

2주 뒤인 11월 7일 치러질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워싱턴에서 발행되는 유료 정치분석 리포트는 일제히 민주당의 약진을 점치고 있다. 공화당이 민주당의 40년 의회 장악을 저지하면서 1994년 의회 권력을 거머쥐었지만 이젠 그 고삐를 놓을 때가 된 것일까.

“공화당원은 좌절감에 빠졌고, 민주당원은 손톱을 물어뜯으며 11월 7일만 기다린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19일 선거를 앞둔 미국의 바닥 정서를 이렇게 전달했다.

▽“민주당 압승 예상”=시사주간 뉴스위크는 21일 공화당 지지율이 37%, 민주당 지지율이 55%라는 여론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정치분석가 찰리 쿡 씨는 “선거를 코앞에 둔 시점에서 돌이키기 쉽지 않은 격차”라고 말했다.

선거 후 의회 권력 판도는 ‘상원은 양분, 하원은 민주당 장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상원은 임기 6년의 상원의원 100명을 2년마다 3분의 1씩 선거를 치르며 물갈이한다. 현재는 공화 55, 민주 44, 무소속 1석의 구도. 그러나 올 선거 대상인 33명 가운데 민주당 의원이 이미 18명인 만큼 25 대 8이라는 압도적 승리를 거둬야 51석 확보가 가능하다. 하원 435명은 2년마다 선거를 치른다. 현재는 공화당 232석, 민주당 202석, 무소속 1석. 민주당 전국위원회는 “최소한 25석을 더 늘려 과반수를 차지하겠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6년 만의 중간평가=대통령선거와 함께 치러졌던 2004년 선거 때는 이라크전과 같은 당면 과제, 낙태·동성애 합법화 허용을 비롯한 기독교적 가치와의 충돌 여부가 쟁점이 됐다. 그러나 이번 선거의 특징은 쟁점을 놓고 다투기보다는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6년 재임 기간의 실정을 평가하는 중간평가 성격이 짙어가고 있다.

이라크전을 시작할 때의 정보 판단이 옳았는지, 전쟁을 깔끔하게 마무리할 계획이 서 있었는지, 테러범 조사 과정에서 국가 보호를 명분으로 내세운 강압수사가 범죄자의 인권도 존중한다는 미국식 가치를 저버린 것은 아닌지, 허리케인 카트리나 재해 복구 과정의 무기력함이 정권의 국가경영 수준을 반영한 것인지, 부패한 로비스트 잭 아브라모프 씨와 손잡고 일한 공화당이 국가를 이끌어 갈 수준이 되는지…. 공화당이 수세에 몰린 채 정책 실패와 무능함을 해명하기에 급급한 양상의 선거전이 치러지고 있다. ▽“레임덕 2년”=‘하원은 민주당이 장악, 상원은 반분’이라는 예상이 현실화될 때 최대 피해자는 부시 대통령이다. 워싱턴포스트는 21일 “(국정 장악 능력을 상실한) 레임덕 기간이 2년 3개월에 이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2005년 1월 국정연설에서 강조한 사회보장제 개혁을 비롯해 갖가지 개혁안은 물 건너가고, 민주당이 하원을 중심으로 에너지 이권사업 비리, 로비스트 스캔들 등 각종 국정조사 요구를 쏟아내며 행정부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핵협상에도 ‘북-미 양자협상을 수용하라’는 주문이 더 강해질 전망이지만, 부시 행정부가 수용할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양자회담을 내세운 빌 클린턴 행정부의 제네바 합의가 북한의 약속 파기로 깨졌던 만큼 ‘5자가 함께 약속 이행을 압박하는’ 6자회담이 이상적이라는 판단을 바꾸기란 어렵기 때문이다.

노동조합의 선거자금과 표 지원을 받는 민주당으로선 한미 자유무역협정(FTA)이 예정대로 내년 6월 이전에 타결되더라도 미국 노동자의 일자리 보호라는 명목을 내세워 의회 비준 과정에서 반대 목소리를 높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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워싱턴=김승련 특파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