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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방송]서양 디자이너들 매료시킨 ㄱㄴㄷ…

입력 | 2006-10-02 03:02:00

MBC ‘한글, 달빛 위를 걷다’에서 소개하는 한글 문양을 이용한 패션 액세서리 제품들. 프랑스 패션 액세서리 전시에 출품된 것이다. 사진 제공 MBC


“섬세하고 낭만적이다.”(파리 패션 전시 기획자 르하 씨) “현대적이고 그래픽적이다.”(파리 패션 디자이너 이렌 씨) “한국의 정신 그 자체이다.”(일본 서체 디자이너 고미야마 씨)

7일 방송되는 MBC 한글날 특집 다큐멘터리 ‘한글, 달빛 위를 걷다’(오후 3시 반)는 우리 최고의 문화 유산인 한글의 미학을 재발견하는 프로그램이다.

이 다큐멘터리는 한-프랑스 수교 120주년 기념으로 2월 파리 프레타 포르테 컬렉션과 9월 프레미에르 클라스(패션 액세서리 전시회)에서 디자이너 이상봉 씨와 유럽 디자이너 45명이 참여해 ‘한글 패션 특별전’을 준비하는 6개월간의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흥미로운 사실은 ‘한글 패션특별전’에 참가한 해외 디자이너들이 한글의 원형에 집착했다는 점이다. 프로그램을 연출한 정회욱 PD는 “애초 한국에서 가져간 원단은 흘림체였는데 유럽 디자이너들은 오히려 훈민정음체에서 나오는 원형적인 디자인을 선호했다”며 “한글 원형에 대해 세련되고 심플하다는 극찬을 아끼지 않았다”고 전했다.

방송에선 한글 서체가 일본에서 역수입됐다는 사실도 전한다. 한글 서체 중 명조체와 고딕체는 일본의 유명한 폰트 제작사 모리자와사가 개발했다. 당시 만든 서체는 국내 전문가들로부터 찬사를 받을 정도로 뛰어났다.

제작진은 “모리자와사가 한국인을 데려다 1950년대 최초로 고딕, 명조 같은 한글 서체를 개발했고 1970년대 국내로 역수출됐다”며 “당시 서체가 국내 신문, 잡지, 교과서에 사용되고 있다”고 밝힌다. 이 프로그램은 1980년대 이후 국내에서 한글 서체 디자인을 개발하는 석금호(산돌 대표), 안상수(한글디자이너) 씨를 비롯해 화가 임옥상 씨, 소리꾼 장사익 씨, 서예가 조성주 씨의 한글 이야기를 담았다.

이 프로그램은 MBC 아나운서국 최재혁 부장이 아이디어를 냈다. ‘우리말 고운말’을 진행하는 그는 디자이너 이상봉 씨의 ‘한글 프로젝트’를 접한 뒤 그 과정을 다큐멘터리로 담는 것을 제안했다. 그는 조 씨를 이 씨에게 소개하고 원단에 쓰인 한글 문구를 제안하며 제작에 참여하기도 했다.

전승훈 기자 rap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