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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진의 뭐냐” 미국 갈팡질팡

입력 | 2006-08-25 03:00:00


“미국은 아직도 이란에 대해 모르는 것이 너무나 많다.”

미국 하원 정보위원회가 23일 정보기관들의 활동 강화를 촉구하는 보고서를 냈다.

이란이 1979년 미국과 외교 관계를 단절한 뒤 두 나라는 27년간 공식 접촉을 끊은 상태. 현재 진행 중인 이란 제재 논의는 스위스가 미국의 대리인 역할을 맡고 있다.

이날 정보위원회는 피트 혹스트라 미 하원 정보위원장 및 제인 하먼(민주당 정보위 간사) 의원에게 제출한 29쪽짜리 보고서에서 “이란에 대한 미국의 정보와 이해가 부족하며 정보의 양과 실제 이해하는 정도 사이에도 상당한 간극이 존재한다”고 질타했다.

미국은 이란의 핵무기 개발 능력이나 의도를 검증할 수 있는 준비가 제대로 안 돼 있으며 이란과 긴장 완화를 위해 효율적으로 협상할 수 있을지도 의문이라는 것.

특히 이 보고서는 22일 이란이 유엔 측에 전달한 답변에 대해 “핵무기 개발을 포기하겠다는 것인지, 아니면 (유엔의 포괄적 인센티브 제안에 대한 협상을) 교묘하게 이용하려는 것인지를 신중히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란은 지금까지 핵 개발을 계속 진행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고수해 오다 22일 유엔 측에 “대화할 준비가 돼 있다”며 이중적인 메시지를 던졌다. 유엔이 인센티브 제공 조건으로 요구한 우라늄 농축 중단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경제 제재 여부의 결정 시한(31일)을 앞두고 이란의 진의 파악이 급선무인 상황이다.

이 보고서는 “이란이 이미 천연가스와 석유 자원을 충분히 보유하고 있는데도 굳이 핵에너지를 발전용으로 개발한다는 것은 믿기 어렵다”면서도 “빈약한 핵무기 기술을 부풀려서 위협용으로 활용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미 국무부와 백악관은 “이란 측의 답변을 충분히 검토하겠지만 그 내용이 유엔 안보리 결의에 명시된 요구를 충족하지 못한다”는 공식 입장을 내놓았다. 프랑스는 “이란이 우라늄 농축을 포기할 때에만 대화가 가능하다”고 못 박았다.

같은 날 이란 고위 정부 관계자는 관영 통신 보도를 통해 “조만간 핵 기술 개발과 관련해 ‘대단히 중요한 성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밝혀 향후 사태 추이가 주목된다.

이정은 기자 lighte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