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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천년물길’ 1400년만에 다시 연다

입력 | 2006-07-22 02:57:00


막히고 끊겼던 ‘천년 물길’. 중국의 대운하(大運河)가 ‘황금 알을 낳는 수상도로’로 거듭난다.

중국 교통부는 선박과 화물의 심각한 정체로 제 기능을 못해 온 대운하를 정비해 운하 기능을 되살리기로 했다고 런민(人民)일보가 최근 보도했다.

대운하의 정비가 마무리되면 수송 능력이 대폭 커져 2020년경엔 수송 물량이 2억8000만 t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운하의 추정 물동량은 철로 5개 노선의 수송량과 맞먹는다.

▽대운하의 현재 상태=대운하는 중국의 수도인 베이징(北京)과 남부의 경제중심 도시 항저우(杭州)를 잇는 세계 최장의 내륙 수로. 두 도시의 이름을 따서 ‘징항(京杭)운하’라고도 불린다. 최근 중국 정부가 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UNESCO·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 중인 이 운하는 서기 605년 수양제(隋煬帝)의 지시로 6년의 공사 끝에 건설됐다.

총연장 1764km로 부산∼신의주 철도 길이의 두 배에 가까운 대운하는 베이징, 톈진(天津), 허베이(河北), 산둥(山東), 장쑤(江蘇), 저장(浙江)의 6개 성·시를 지나며 하이허(海河) 황허(黃河) 화이허(淮河) 창장(長江) 첸탕(錢塘) 강 등 5대 강을 관통한다.

그러나 1400여 년이 지난 지금 전체의 절반가량인 산둥 성 지닝(濟寧)∼베이징 구간 881km는 곳곳이 끊기고 막혀 수로로서의 역할을 할 수 없는 상태다.

나머지 지닝에서 항저우 구간 883km는 지금도 북방의 석탄을 남쪽으로 실어 나르는 한편 창장 강 삼각주 수출 경제의 핵심적인 수상 운송로로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이마저도 물길이 좁아지거나 화물이 폭증해 제구실을 못하고 있다. 특히 2003년 이후 정체가 극심해져 연간 10만 척 이상의 선박이 정상 운항에 차질을 빚고 있다.

▽대운하 정비 계획=중국 정부는 11차 5개년 계획 기간(2006∼2010년)에 174억4000만 위안(약 2조2148억 원)을 투입해 대운하를 정비할 방침이다.

물길이 막힌 지닝에서 산둥 성 둥핑(東平)까지의 98km 구간 복원에는 14억7000만 위안이 투입된다.

선박이 통행 중인 장쑤 및 저장 성 대운하 구간도 160억 위안을 들여 항구와 물길을 다시 정비해 2010년까지 수송 능력을 40%가량 끌어올릴 계획이다. 체선이 심한 지역과 물동량이 많은 창장 강 삼각주 구간에는 물길을 이중으로 만들어 물동량을 분산시킬 방침이다.

이 밖에 중국 정부는 대운하의 소통을 원활하게 하기 위해 항행 및 정박 관련 규정을 담은 ‘통항관리방법’을 제정하는 한편 2010년까지 운하를 이용하는 배를 모두 표준형으로 바꾸기로 했다.

대운하는 지닝과 항저우 사이에 35개 선석의 부두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창장 강 이북으로는 1000t급, 이남으로는 500t급의 선박 운항이 가능하다.

지난해 대운하를 통한 화물 수송량은 쑤저우(蘇州) 이북 구간이 1억2500만 t, 이남 구간이 1억6500만 t이었다. 대운하가 정비되면 2020년경엔 전체 구간 운송량이 2억8000만 t으로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베이징=하종대 특파원 orionh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