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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억받은 김대중평화센터 만찬 실제 비용은 3000만원 안팎

입력 | 2006-06-16 03:05:00


김대중평화센터(DJ센터)가 ‘6·15남북공동선언 6주년 기념만찬’을 주관하면서 경제단체에서 받은 돈(1억 원)이 실제 들어간 행사 비용의 3배가 넘는 것으로 밝혀졌다.

DJ센터 측은 상당수 만찬행사 참석자에게서 참가비 명목으로 1인당 10만 원을 받고도 경제단체에 지원 요청을 한 것으로 드러나 ‘남은 돈’을 둘러싼 논란도 커질 전망이다.

▶본보 15일자 A1면 참조

본보 취재 결과 DJ센터 주관으로 서울 중구 태평로 서울프라자호텔에서 8일 열린 6·15 기념만찬 비용은 총 3000만 원 안팎인 것으로 확인됐다.

행사 당일 DJ센터 측은 참석자에게 1인당 7만2000원(세금, 봉사료 포함) 상당의 중식 코스 요리를 제공했으며, 포도주 등 주류는 호텔에서 구입하지 않고 외부에서 가져왔다.

DJ센터는 대한상공회의소와 한국무역협회에 행사비 지원 협조요청 공문을 보내면서 400여 명이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실제 호텔에는 200명 좌석을 예약했으며, 최종 참석자는 250명이었다. 이날 호텔에 낸 돈은 많아야 2000만 원인 셈이다.

또 DJ센터 측은 김국환 신형원 씨 등 초대 가수 2명에게도 초청료를 지불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김 씨의 부인은 본보와의 전화 통화에서 “(남편이) 뜻있는 행사라는 생각에 돈을 받지 않고 공연을 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신 씨는 “초청료를 받았는지에 대해서는 말할 수 없다”고 했다.

DJ센터 측은 또 전현직 고위 인사가 대부분인 이번 행사 참석자 중 상당수로부터 1인당 10만 원을 받아 행사 비용의 적지 않은 부분을 충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최경환 DJ센터 공보담당 비서관은 본보 기자에게 “행사 참석자에게서 받은 돈으로는 비용을 충당할 수 없어 경제단체에 지원을 요청하게 된 것”이라며 “만찬 비용과 초청장 발송, 전화 연락 등 행정 비용을 포함해 1억 원가량 들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호텔에 실제 지불한 금액 등을 감안하면 다른 부대비용을 넣더라도 전체 행사 비용은 많아도 3000만 원 안팎일 것으로 보인다.

돈을 지원한 경제단체의 한 관계자는 “솔직히 만찬 비용이 1억 원이나 들지는 않겠지만 요청한 측의 입장을 고려해 부족하지 않게 지원하는 것이 좋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연간 대외협찬 예산 총액이 3억∼5억 원 수준인 대한상의와 무역협회가 이번 행사에 각각 5000만 원을 지원한 것은 지나치게 많다고 재계는 보고 있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DJ센터가 자체적으로 쓸 수 있는 예산도 있고 참석자에게 참가비까지 받아 놓고도 다시 경제단체에 거액을 요청한 것은 의도가 순수하지 않은 듯해 뒷맛이 씁쓸하다”고 지적했다.

박정훈 기자 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