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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대도시 화재 출동]화재현장 도착 부산-대구-광주 順 늦어

입력 | 2006-02-10 03:07:00


《내가 사는 동네에 화재가 발생했을 때 한국의 플래시 오버(Flash Over) 시간인 5분 이내에 소방차가 도착한 비율은 얼마나 될까. 5분 이내 도착률은 지역 주민의 생명 및 재산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6대 도시의 지난해 소방차 도착률을 지도에 색깔로 표시하고 도시별 특징을 살펴봤다. 동아닷컴(www.donga.com)에선 각 구와 동별로 화재 발생 지역과 5분 내 도착률 등을 볼 수 있다. 또 월별 시간대별 화재빈도와 재산 인명 피해 상위 5개 지역 등 상세한 정보도 알 수 있다.》

▽서울=서울은 6대 도시 가운데 화재에 가장 신속하게 대처한 도시였다. 평균 소방차 도착시간은 4.1분, 평균 진화시간은 6.1분, 5분 내 도착률은 66.8%로 모든 부문에서 1위였다.

하지만 구별로 5분 내 도착률의 편차가 심했다. 지난해 영등포구의 5분 내 도착률은 94.4%였지만 강서구는 28.2%에 그쳤다. 노원구(30.0%) 강남구(40.2%) 양천구(45.0%)는 50% 이하였다.

화재는 종로와 영등포시장, 서초동 등 도심에서 많이 발생했다. 평균 진화시간은 종로구가 9.4분, 서초구가 8.4분으로 다른 구에 비해 길었다. 반면 강동구(3.4분)와 마포구(3.5분)는 화재 진화능력이 가장 우수했다.

▽부산=부산의 5분 내 도착률을 표시한 지도는 온통 빨간색이다. 5분 내 도착률이 31.8%로 6대 도시 가운데 가장 낮기 때문. 6대 도시의 73개 구 가운데 5분 내 도착률이 가장 낮은 10개 구를 뽑은 결과 7곳이 부산 지역이었다.

지난해 화재 162건이 발생한 강서구의 경우 5분 내 도착 건수는 단 18건(11%)이었다. 강서구를 관할하는 강서소방서의 위치가 부적절하기 때문이다.

강서구의 주거지역인 대저동과 공단이 밀집한 송정동, 신호동에 각각 1개가 있는 소방파출소는 모두 구의 외곽 지역에 위치해 있다. 이 때문에 구 한가운데 있는 가락동에서 화재가 나면 아무리 빨리 현장에 도착해도 15분 정도가 걸린다. 물리적으로 5분 내 도착이 불가능한 것이다.

부산소방방재본부는 5분 내 도착률이 낮은 이유에 대해 도로 정체를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화재진압 능력이 도시 확장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 탓이라고 지적했다.

▽대구=대구의 5분 내 도착률은 46.5%로 6대 도시 가운데 부산 다음으로 낮다. 평균 진화시간도 9.9분으로 인천(25.5분)에 이어 두 번째로 길다. 반면 평균 재산피해액은 나머지 5대 도시의 평균 피해액을 모두 합한 것보다 60%가량 많은 2163만6000원에 이른다.

이는 지난해 12월 29일 발생한 대구 중구 대신동 서문시장 화재의 피해액이 무려 186억 원인데도 기인하고 있다.

하지만 대구가 소방 인원과 장비 면에서 6대 도시 가운데 꼴찌인 점을 고려하면 이 같은 피해액이 우연의 일치는 아니다. 대구 소방파출소의 평균 인원은 20.4명으로 6대 도시 평균 24.7명보다 4.3명이 적다. 가장 많은 서울(27.7명)보단 7.3명이 적었다.

소방차량도 서울엔 7.3대가 있지만 대구의 소방파출소엔 평균 4.3대밖에 없다. 전국 소방파출소의 평균 소방차량 대수는 6.1대다.

▽인천=인천의 평균 진화시간은 25.5분으로 나머지 5대 도시 평균(9.4분)의 2.7배가량이다. 섬이 많고 대구 다음으로 소방 인원이 적기 때문으로 보인다. 인천 소방파출소의 평균 소방인원은 20.8명, 소방차량은 6.2대다.

강화군과 서구는 평균 진화시간이 각각 73.7분, 60.2분으로 1시간 이상이었다. 이 지역을 맡은 서부소방서의 한 관계자는 “강화군에는 소방파출소가 2곳 있는데 대형 화재가 나 인근 소방파출소의 지원을 받는 데 최소 40분이 걸린다”면서 “예산 부족으로 강화군에 소방서를 세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의 평균 도착시간은 4.6분으로 양호했다.

▽광주=광주의 5분 내 도착률은 47.1%로 부산, 대구와 함께 50%를 넘지 못했다. 특히 북구(36.3%) 남구(43.4%) 서구(47.5%)의 5분 내 도착률이 낮았다. 동구와 서구는 평균 진화시간이 각각 9.1분으로 광주에서 가장 길었다. 광주 전체의 평균 진화시간은 8.6분.

화재는 광주역 근처에서 가장 많이 발생했고 광산구와 동구 등 도심에서 멀어질수록 5분 내 도착률이 현저히 떨어졌다.

▽대전=대전은 평균 도착시간과 진화시간이 각각 4.3분, 6.3분으로 6대 도시 가운데 서울 다음으로 짧았다. 5분 내 도착률도 65.2%로 서울에 이어 2위였다.

하지만 유성구의 평균 진화시간은 11.4분으로 대전 평균의 2배 가까이 됐다. 5분 내 도착률도 유성구가 56.8%로 가장 낮았다. 소방파출소당 평균 인원은 23.4명, 소방차량은 5.7대로 6대 도시 평균보다 적었다.



* 현행 '소방력 기준에 관한 규칙'은 5km2마다 소방파출소를 신설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결국 소방파출소는 최소 5km2를 관할하는 셈이다. 노란색 원은 하나의 소방파출소를 중심으로 한 5km2 이내 구역이다. 회색지역은 5km2를 벗어난 구역이다. 빨간점은 소방파출소의 최소 관할구역 밖에서 발생한 화재지점으로서 소방차가 5분 내 도착하지 못한 곳이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

정원수 기자 needju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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