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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꼼짝 마! ‘침묵의 살인자’ 고혈압

입력 | 2005-11-22 03:20:00


《고혈압을 흔히 ‘침묵의 살인자’라 부른다. 혈압이 높다고 해서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뇌중풍(뇌졸중), 심근경색, 신부전증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을 유발하기 때문이다. 특히 고혈압 환자가 뇌중풍에 걸릴 확률은 일반인보다 7배나 높다. 겨울에 특히 혈압 관리를 잘해야 한다. 고혈압이 직접 또는 간접적 원인이 된 사망률은 여름보다 겨울이 33%가량 높다는 통계가 나와 있다. 보통 기온이 10도 떨어지면 혈압은 13mmHg 정도 올라간다. 최저(이완기)혈압이 80mmHg 미만이고 최고(수축기) 혈압이 120mmHg 미만이면 정상치다. 최저혈압이 90mmHg 이상, 최고혈압이 140mmHg 이상이면 고혈압으로 진단한다.》

▽고혈압, 방치되고 있다=30세 이상 성인을 기준으로 했을 때 10명 중 3명 정도가 고혈압 증세를 가지고 있다. 60세 이상이 되면 2명 중 1명꼴로 고혈압 환자다.

그렇지만 고혈압 때문에 병원을 찾고 치료를 받는 사람은 25%에 불과하다. 고혈압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대한고혈압학회가 지난해 고혈압 치료를 받는 환자 3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78%가 다른 병 때문에 병원을 찾았다가 우연히 고혈압을 발견했다. 또 환자의 15%는 의사와 상의하지 않고 임의로 약을 끊기까지 했다.

최근 여성 고혈압 환자가 늘고 있다. 남성은 직장 건강검진에서 정기적으로 혈압 체크가 가능하다. 그러나 집안에만 있는 주부는 그럴 기회가 없다. 뒤늦게 고혈압이란 사실을 알게 되는 것이다. 남성의 경우 술과 담배가 고혈압의 가장 큰 원인이지만 여성은 피임약 부작용이나 갱년기 장애 등이 더 큰 원인이다.

운동부하검사
고혈압은 당장은 아니더라도 장기적으로 뇌중풍, 심근경색 등 치명적인 병을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 30대 후반의 남성이 한 병원에서 심장과 혈압을 체크하는 운동부하검사를 받고 있다. 동아일보 자료 사진

▽고혈압, 제대로 알자=흔히 화가 나면 “아, 혈압 올라”라고 말한다. 뒷목이 뻣뻣해지고 머리가 아프기 때문에 고혈압이라고 자가 진단을 내리는 것. 그러나 사실과는 다르다. 일반적으로 이런 증상은 혈압 수치와 관련이 없다.

매운 음식도 혈압과는 무관하다. 그러나 짜고 기름기 많은 음식은 고혈압의 중요 원인이 된다. 특히 소금섭취량은 밀접한 관련이 있다. 세계보건기구(WHO)가 권장하는 하루 나트륨 섭취량은 2000mg 이내다. 그러나 한국인의 평균 섭취량은 권장량의 2배가 넘는 4900mg이나 된다. 싱겁게 먹는 습관을 들이자.

미국의학협회지 최신호에 커피가 고혈압 위험을 떨어뜨리는 반면 콜라는 위험을 높인다는 논문이 실렸다. 12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 하루 3잔 이상 커피를 마신 여성은 전혀 마시지 않은 여성보다 고혈압에 걸릴 가능성이 7∼12% 낮았지만 하루 4캔의 콜라를 마신 여성은 28∼44%나 높았던 것.

▽약 복용 잊지 말자=고혈압 환자로 판정되면 환자의 상태에 따라 이뇨제, 교감신경차단제, 혈관확장제 등 여러 종류의 약을 혼합해 처방한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환자가 “열심히 운동하면 된다”고 생각하며 중간에 약을 끊는다. 이럴 경우 대부분 혈압이 다시 올라간다. 운동도 좋지만 약 복용이 1차적 치료법이다.

운동은 약과 병행할 때 효과가 나타난다. 보통 빨리 걷기가 가장 많이 권장된다. 다만 노인의 경우 관절에 무리가 가지 않을 속도로 걷는 게 좋다. 3개월 정도 꾸준히 운동하면 대부분은 혈압이 9∼15mmHg 정도 떨어진다.

측정 시점의 몸 상태에 따라 혈압은 다르게 나올 수 있다. 따라서 1회 측정한 뒤 고혈압이라고 단정하지 말고 2, 3회 더 재보도록 한다. 혈압을 측정할 때 다리를 꼬고 앉거나 말을 하면 높게 나올 수 있다는 점도 알아 두자.

김상훈 기자 corekim@donga.com

▼고혈압 환자 안전한 겨울나기 10계명▼

1. 혈압은 최저 90 mmHg, 최고 140 mmHg 미만을 유지한다.

2. 외출 시 옷을 충분히 입어 몸을 따뜻하게 한다.

3. 혈압이 높아졌을 때는 외출을 삼간다.

4. 찬바람을 맞는 새벽운동이나 등산은 피한다.

5. 활동량이 줄어 비만이 되지 않도록 주의한다.

6. 가장 추운 연말과 연초 금연과 절주를 반드시 지킨다.

7. 미지근한 물로 목욕한다.

8. 잠에서 깰 때는 급하지 않게 천천히 일어난다.

9. 아침에 신문을 가지러 나갈 때도 덧옷을 입는다.

10.평소와 다른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의사와 상담한다.

자료: 대한고혈압학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