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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간 협력경영]추천도서 ‘도요타 방식’

입력 | 2005-10-27 03:04:00


최근 기업 간 협력경영은 양 기업의 발전과 지속적인 생존을 위해서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특히 요즘처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에 수익성, 근로자소득, 혁신역량 등의 격차가 점점 확대되는 국내 상황에서 기업 간 협력경영은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국내 대기업-중소기업 간의 관계에 대한 이해를 돕기 위해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비즈니스 아키텍처의 진화벡터와 한국중소기업의 과제’(김기찬 가톨릭대 교수·김희숙 가톨릭대 박사과정)라는 논문과 함께 ‘도요타 방식’(THE TOYOTA WAY·제프리 라이커 지음)을 소개하고자 한다. 두 저술 모두 자동차산업을 기반으로 하고 있는데, 특히 자동차산업은 2만5000여 개의 부품을 다루는 산업인 만큼 기업 간의 협력관계를 대표하는 핵심 산업임에 틀림없다.

위의 논문은 ‘3차원 비즈니스 아키텍처의 이중나선구조모형’이라는 기업진화렌즈를 통하여 지난 4년간 한국과 일본의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비즈니스 아키텍처를 비교하였다. ‘비즈니스 아키텍처(Business Architecture)’란 비즈니스의 기본적인 틀을 만들어 가는 과정으로 제품, 생산, 공급사슬 등 3차원으로 구성되어 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제품’ 분야에서 한국과 일본 모두 기술과 성능 위주의 고부가가치 제품 설계구조를 지향하고 있지만, ‘생산’ 분야에서 일본은 조직능력을 바탕으로 생산기술을 강조하고 있는 반면 한국은 표준화를 지향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일본의 중소기업들은 독립적인 개별 부품이 아닌 주변 기기와의 인터페이스를 고려하여 적합 정밀도가 뛰어난 부품을 생산하고, 제품 개발과 생산의 일원화로 산업공동화 현상을 최소화시키고 있다. 하지만 한국의 경우 제품은 고부가가치를 지향하지만, 생산은 표준화와 원가지향적인 경향이 강해 중국과 원가경쟁이 일어나고 있다. 그 결과 국내 중소기업들이 생산기지를 중국으로 이전하는 산업공동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 실마리는 ‘도요타 방식’에서 찾을 수 있겠다. 20년간 일본 도요타를 연구한 라이커 교수는 제III장에서 파트너, 즉 중소기업의 육성을 통해 조직의 부가가치를 높이는 방법을 구체적으로 서술하고 있다. 믿음직한 중소기업을 찾고 좋은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노력하는 도요타의 모습은 분업관계가 심화되고 산업공동화 현상이 강해진 국내 기업들에 많은 교훈을 준다. ‘문제를 고치지 않으면 거래를 끊겠다’고 위협하는 일반 기업들과 달리 도요타는 병든 중소기업을 치료하기 위해 중소기업을 지원하는 개선위원회를 두고 있을 정도이다.

또한 라이커 교수는 매슬로의 욕구계층이론을 적용하여 도요타와 부품업체 간의 좋은 유대관계를 도식화하였다. 인간이 기본적인 욕구를 충족하고 난 뒤에야 자아실현과 같이 한 차원 높은 욕구를 충족하려는 것처럼 부품업체의 욕구에도 단계가 있다는 것이다. ‘공정하고 명예로운 비즈니스 관계, 안정되고 신뢰할 만한 프로세스, 명확한 기대권한을 부여하는 시스템 학습기업’이 그것이다.

도요타와 같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협력으로 기업 고유의 차별화를 지향하면서 원가경쟁력을 가미시키고 있는 일본산업은 기획·연구 기능만을 자국에 특화하고 저부가 생산기능을 해외로 대거 이전하는 미국 산업과 대비되면서 국내 기업들에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김희정 산업정책연구원 윤리경영연구팀 연구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