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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산배추 ‘귀하신 몸’…중국산 납 김치 파동후 값 30%↑

입력 | 2005-09-30 03:50:00

“중국김치 안써요”서울 시내 한 음식점 내부에 ‘중국산 김치를 사용하지 않는다’는 안내문을 붙여 놓았다. 안철민 기자


‘한국사람 국산 김치, 중국사람 중국 김치.’

‘만두 파동 때도 정직이 승리했습니다.’

29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로 한 칼국수·만두 전문점. 지난주만 해도 보이지 않던 현수막이 걸려 있다. 국산 김치만 사용한다는 내용이다.

26일 중국산 김치에서 검출된 납 함유량이 국산 김치보다 평균 3배 이상 높다는 보도가 나가자 다음 날인 27일 급하게 걸어 둔 것.

이 업소 지배인 정모(50·여) 씨는 “중국산이 아닐까 걱정하는 손님이 많아 국산 김치만 쓴다는 현수막을 걸었다”고 말했다.

○ 안내문 내건 뒤 손님 늘어

서울 광화문 일대의 또 다른 음식점. 설렁탕을 파는 이곳도 최근 국산 김치만 사용한다는 내용의 표지판을 세웠다.

설렁탕 전문점 ‘풍년옥’ 김유자(金侑子·51·여) 사장은 “직접 담근 국산 김치를 내놓는다는 안내문 때문인지 지난주에 비해 점심 손님이 50명 정도 늘었다”고 말했다.

중국산 김치에 납 함유량이 많다는 사실이 보도된 뒤 나타난 현상들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이 28일 인체에 크게 유해하지는 않다고 발표했지만 소비자들의 불신은 커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산 김치를 사용해 온 음식점들은 김치 대신 깍두기를 내놓거나 위생상태가 우수한 업체에서 공급받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는 등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중국음식점에서 일하는 윤재성(尹在星·42) 지배인은 “무는 중국산이 많지 않아 깍두기를 찾는 손님이 늘었다”며 “김치 대신 깍두기를 먼저 내놓게 된다”고 말했다.

○ 포장-즉석 김치 매출도 증가

중국산 김치가 미심쩍어 국산 김치를 찾는 소비자가 늘자 국산 배추 값이 크게 올랐다.

서울 송파구 가락동 농수산물도매시장에서는 28일 5t 트럭 기준 배추(상품) 경매가격이 표준가격(최근 5년간 평균가격)인 344만648원보다 38% 오른 476만5000원이었다.

무(상품)도 5t 트럭 기준 505만5000원으로 표준가격 353만1745원보다 43% 올랐다.

국산 포장김치나 즉석김치를 찾는 고객도 늘었다.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영등포점에서는 중국산 납 김치 소식이 알려진 26일 저녁 이후 포장김치와 즉석김치 매출이 평소보다 10∼20% 늘었다.

농협 하나로마트 양재점도 26일 이후 즉석김치 매출이 지난달 말보다 14.2% 증가했다고 밝혔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