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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T-KTF등 ‘과다이익’ 공개에 소비자들 “요금 인하” 목소리

입력 | 2005-09-06 03:03:00


《‘너무 많이 벌고 있는 것 아닌가.’ 최근 이동통신업계의 원가보상률이 공개되면서 발신자번호표시(CID) 및 문자메시지(SMS) 서비스 무료화를 포함한 요금인하 문제가 다시 불거지고 있다. 원가보상률은 통신회사들이 투자한 원가(적정 이윤 포함)에 비해 얼마만큼의 수익을 내는지를 계산한 것. 이동통신업계 1위인 SK텔레콤의 원가보상률은 KTF와 LG텔레콤에 비해 압도적으로 높아 시장점유율뿐만 아니라 수익성에서도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원가보상률의 의미

정부는 1999년 이동통신사의 요금이 적정한지 따져보기 위한 지표로 원가보상률 개념을 도입했다.

원가보상률은 이동전화, IMT-2000 등 사업 분야별로 발생한 매출액을 사업비용과 투자보수(투자금액의 연 10.37%)를 합한 금액으로 나눠서 구한다.

보상률이 100%를 넘으면 적정 이윤을 넘어선 초과이익을 낸 것이며 100% 미만이면 손해를 봤다는 뜻이다. SK텔레콤의 원가보상률은 100%를 훨씬 넘어 2003년 123.10%까지 높아졌다.

KTF는 102∼106% 수준이며 LG텔레콤은 99% 수준이다.

이동통신 3사 중 LG텔레콤을 제외하고 SK텔레콤과 KTF는 연 10.37%의 투자수익을 넘어선 초과이윤을 내고 있으며 특히 SK텔레콤의 초과이윤이 크다는 뜻이다.

○ 왜 차이가 날까

SK텔레콤이 가장 먼저 사업을 시작해 주파수와 고객의 질이 우수하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선발 사업자인 SK텔레콤은 800MHz, 후발 사업자인 KTF와 LG텔레콤은 1.8GHz의 주파수를 사용한다.

800MHz 대역은 주파수 효용성이 1.8GHz에 비해 4배 이상 높기 때문에 동일한 지역을 서비스할 때 필요한 기지국 설치 비용이 1.8GHz의 절반에 불과하다.

또다른 이유는 가입자 수. 8월 말 현재 SK텔레콤은 1927만 명, KTF 1227만 명(KT 재판매 포함), LG텔레콤 624만 명이다. SK텔레콤은 서비스 초기에 우수한 가입자를 많이 확보했고 이들이 ‘충성스러운 고객’으로 남아 있다는 강점을 갖고 있다.

이처럼 투자 원가는 낮고 매출액은 높기 때문에 원가보상률이 KTF와 LG텔레콤에 비해 높다.

○ 요금 인하 논란 가열

YMCA를 비롯한 시민단체와 한나라당은 이동통신사들이 과다한 이익을 얻고 있기 때문에 요금을 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SK텔레콤과 KTF는 보상률이 100%를 확실히 넘기 때문에 어떤 방식으로든지 요금인하를 해 초과이윤을 소비자들에게 돌려줘야 한다는 것.

요금인하 논쟁은 이달 말 시작되는 국회에서도 정식으로 다뤄질 예정이다. 이에 대해 3개 이동통신사는 모두 반발하고 있다.

SK텔레콤 측은 “요금인하는 기업이 자율적으로 결정할 사안”이라며 “국회와 시민단체, 정부가 요금인하를 강요하는 것은 시장경제 원리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근본적으로는 이동통신 산업을 바라보는 시각 자체가 다르다. 시민단체는 ‘국민재산인 주파수를 이용하는 산업’이라는 점을, 통신사는 ‘주주가치가 우선시되는 민간기업의 영역’이라는 점을 각각 내세우고 있다.

김두영 기자 nirvana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