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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아누 리브스가 전화 받으래!

입력 | 2005-08-25 03:09:00


할리우드 스타들에게 ‘목소리 전성시대’의 막이 오르고 있다. 최근 미국 유력 신문들은 스크린과 TV 화면에 머물러 온 톱스타들이 컴퓨터 게임과 휴대전화 신호음에 뛰어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매출이 급증하는 두 시장이 스타들의 성공 전략까지 바꾸고 있다는 분석이다.

▽게임시장 ‘영화처럼 연기력이 중요’=올해 미국에서 PC용으로 발매된 ‘Area 51’ 게임은 TV시리즈 ‘X파일’의 주연을 맡은 배우 데이비드 듀코브니(멀더 역)의 목소리에 힘입어 큰 인기를 끌었다. 최근 발매된 ‘배트맨 비긴즈’ 게임에서는 같은 제목의 영화에 출연했던 크리스천 베일, 모건 프리먼 등이 총출동해 목소리 연기를 펼쳤다. 시카고 트리뷴 23일자는 이 같은 사례들을 소개하며 ‘게임계가 스타들의 주요 활동 무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타들이 게임에 눈길을 돌리는 이유는 ‘발전성이 무한대’이기 때문. 지난해 북미 시장에서 영화관들의 총수입이 94억 달러(약 9조6000억 원)에 머물렀던 반면 게임 시장은 99억 달러(약 10조2000억 원)를 기록해 영화를 앞질렀다.

그러나 게임도 출연자의 유명세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루시 류, 올리버 플랫 등이 출연한 ‘SSX트리키’ 게임의 경우 배우들의 실망스러운 목소리가 주요 실패 원인이었다고 이 기사는 전했다.


▽휴대전화 신호음 ‘팝송보다 인기’=23일자 LA타임스는 미국인들 사이에 휴대전화 신호음으로 영화 대사를 사용하는 것이 최신 유행이라고 소개했다. 지하철이나 거리에서 아역배우 다코타 패닝이 ‘우리가 아직 살아 있나요?’(영화 ‘우주전쟁’ 중)라고 묻는 목소리나 키아누 리브스가 ‘되돌릴 방법이 없다’(영화 ‘콘스탄틴’ 중)고 말하는 목소리를 쉽게 휴대전화 신호음으로 들을 수 있게 됐다는 것.

대사뿐 아니라 영화 ‘스타워즈’에서 다스 베이더가 숨을 거칠게 몰아쉬는 소리나 로봇 R2-D2가 내는 끽끽거리는 마찰음 등도 전화 신호음으로 애용되고 있다고 기사는 덧붙였다.

전 세계 전화 신호음 다운로드 시장은 약 30억 달러(약 3조8000억 원)로 추정되며 그 규모는 비약적으로 커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휴대전화 사용자들이 지난해 신호음을 내려받는 데 2억1700만 달러(약 2200억 원)를 썼지만 2009년에는 이 액수가 7억2400만 달러(약 7500억 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유윤종 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