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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 백두산이…” 중심부 6년새 18mm 상승

입력 | 2005-07-20 03:08:00

정상 녹색부분이 솟은곳백두산의 고도 변화를 인공위성 자료로 구현한 영상. 먼저 인공위성에서 발사한 전파가 반사돼 돌아오는 시간을 재서 고도별 위치 변화를 나타내는 ‘초안’을 얻었다(위). 전파가 백두산 바닥까지 도달하려면 정상에 비해 2744m의 대기층을 더 통과해야 한다. 이때 대기층 수분의 방해로 전파의 속도가 훨씬 늦어진다. 이 대기오차 효과를 영상으로 구현하고(가운데) 이를 감안해 ‘최종안’을 만들었다(아래). 천지 주변의 녹색 지역이 6년간 약 18mm 상승한 지점. 사진 제공 연세대


백두산(白頭山) 중심부가 해마다 약 3mm씩 솟아오르는 것으로 밝혀졌다. 이는 산 중심부 지하에 있는 마그마의 상승에 따른 현상이다.

서울대 문우일(文宇一·지구환경과학부) 교수와 연세대 원중선(元重善·지구시스템과학과) 교수팀은 24∼29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리는 ‘국제지구과학 및 원격탐사 심포지엄(IGARSS)’ 25주년 기념학회에서 이 같은 연구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문 교수는 미 항공우주국(NASA)과 20여 년째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미국 스미스소니언연구소 자료에 따르면 백두산은 서기 1000년경 대폭발이 발생한 이후 네 차례(1413년, 1597년, 1668년, 1702년)에 걸쳐 소규모의 화산 폭발이 있었던 휴화산. ‘1만 년 이내 지구상에서 폭발한 가장 큰 화산 중 하나’로 명시될 정도. 1903년 봄에 한 차례 폭발했다는 중국 측 기록도 있다.

대폭발 당시 흐른 용암의 양은 대략 50∼172km³로 추정된다. 현재까지 확인된 가장 큰 화산 폭발인 1815년 인도네시아의 탬보라 화산(87km³) 폭발에 버금가거나 그 이상인 규모다.

연구팀이 1992년부터 1998년까지 6년간 일본의 인공위성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백두산은 현재 천지(天池)를 중심으로 주변 지역이 1년에 약 3mm씩 상승하고 있다.

‘백두산 상승설’은 1999년 중국 학자들이 백두산 동북쪽 계곡 주변을 지상에서 측량해 학계에 보고한 적이 있지만 인공위성을 통해 산 전체의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수치화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에 따라 백두산의 화산활동 재개 가능성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동안 분단 상황으로 백두산에 접근하는 데 한계가 있었기 때문에 한국 학자들의 백두산 화산활동 관련 연구는 전무한 실정이다.

그러나 문 교수는 “수온 상승, 가스나 지진 발생 등 화산 폭발의 전조가 관찰되지 않아 위험 수위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경상대 손영관(孫榮冠·지구환경과학과) 교수는 “백두산이 화산활동을 언제 재개할지 정확히 알려면 인공위성 탐사와 현장 지질조사 등 다각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지구과학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권위를 인정받는 이번 학회 행사에는 쉬관화(徐冠華) 중국 과학기술부 부장, 콘래드 라우텐바허 미 상무부 차관, 클래온 앤더슨 국제전자전기공학회(IEEE) 회장, 알베르토 모라이라 독일 우주항공국(DLR) 국장, 호리카와 야스시(堀川康) 일본 우주항공국(JAXA) 국장 등이 참석한다.

김훈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wolfkim@donga.com

김재영 기자 jay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