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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세대 신촌 세브란스 새 병원 4일 개원

입력 | 2005-05-03 18:51:00


《연세대 의대 신촌세브란스 새 병원이 4년 10개월간의 공사를 마치고 4일 개원한다. 지상 21층, 지하 3층의 새 병원은 연면적 5만1571평으로 서울 여의도 63빌딩보다 넓다. 병상 수는 1004개로 단일 병원 건물로는 국내 최대 규모. ‘로봇 수술’ 시스템 등 최첨단 의료장비와 국내 최고 시설의 VIP 병실도 마련됐다.》

▽원 스톱 외래진료 서비스=새 병원의 가장 큰 특징은 환자의 동선을 최소화했다는 것. 외과 소아과 등 진료과목이 아니라 소화기질환, 유방암 등 질환에 따라 공간이 나눠졌다. 검사와 진료를 받기 위해 이리저리 옮겨 다녀야 하는 환자의 불편을 없애기 위한 배려다.

그동안 기존 병원의 미로 같은 복도는 병원을 찾는 환자에게 많은 불편을 끼쳤다. 1962년 본관이 세워진 후 별관, 암센터, 재활병원, 심장혈관병원, 안이비인후과병원 등 6개 건물을 차례로 지어 연결한 것이 예전의 세브란스병원. 연결통로가 워낙 복잡해 길을 잃고 헤매는 환자가 많았다.

이제 처음 온 환자는 3층 데스크에서 간호사의 안내를 받은 후 바로 해당 클리닉으로 가면 된다. 층마다 2, 3개의 원무과가 있어 가까운 곳에서 접수시킬 수 있다. 하나의 질환을 진료하기 위한 의료진이 각 클리닉에 모여 있어 번거로운 이동 절차 없이 진료를 마칠 수 있다.

소화기질환, 암, 정형외과 등 환자가 많은 주요 클리닉은 대부분 4층에 배치됐다. 촬영과 채혈 등 진단에 필요한 검사실도 모두 4층에 있다. 혈액검사는 자동 채혈장비를 통해 편리하게 이루어진다.

▽유비쿼터스 환경=예약 환자는 3층 로비에 설치된 단말기에 처음 접수 때 받은 스마트카드를 댄다. 무인안내시스템인 ‘U-세브란스 도우미’는 환자의 개인정보가 담긴 이 스마트카드로 작동된다. 단말기 스크린에는 진료 예약 내용과 시간, 가고자 하는 클리닉 등이 평면도와 화살표로 안내된다. 접수를 위해 번호표를 들고 긴의자에 앉아 지루하게 기다릴 필요가 없다.

또 병원 전산망에는 개인의 건강과 진료정보는 물론 먹는 약과 접종 기록 등이 저장된다. 따라서 인터넷에 접속해 스마트카드로 본인 확인 절차를 거치면 평생건강기록을 조회할 수 있다. 외국의 다른 병원에서도 인터넷을 통해 기록을 검색할 수 있다.

▽최첨단 의료장비 도입=국내 최초로 도입되는 ‘로봇 수술’ 시스템은 사람의 손동작을 그대로 구현하는 최첨단 장비다. 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는 고화질의 3차원 입체영상 모니터를 보며 절개와 봉합 등의 모든 수술 과정을 로봇 손으로 진행할 수 있다.

복강경을 이용하는 외과수술과 대장질환, 비뇨기과 수술은 모두 로봇 수술 시스템이 맡게 된다. 병원 측은 “식품의약품안전청의 허가가 나는 대로 즉시 임상에 적용하고 그 대상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보다 정확한 진료를 위해 뇌의 미세한 자기 변화를 포착하고 뇌 질환을 정밀 진단하는 ‘뇌자도 검사기’, 수술실에서 바로 이용할 수 있는 ‘이동형 자기공명영상(MRI) 촬영기’도 새로 도입될 예정이다.

▽‘암 전문’ 병원으로 도약=새 병원은 또 15개 암 전문 클리닉을 마련해 암 진료 시스템을 강화했다. 병원 측은 4년 안에 500병상 규모의 암센터를 새로 지어 암 전문병원으로서 입지를 굳힐 계획이다. 예전 건물은 리모델링을 거쳐 어린이병원, 신약 임상연구센터 등으로 활용된다.

박창일(朴昌一) 세브란스병원장은 “낡고 복잡한 시설에도 불구하고 그동안 의료진을 믿고 찾아준 환자들에게 보답할 준비가 됐다”며 “첨단 진료시스템으로 서류 처리 등 의료진의 잔무 부담이 줄었기 때문에 환자를 위한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축 병원 공사에는 모두 2665억 원의 비용이 들었다. 그중 20%는 연세대 교직원, 동창회, 재학생 학부모, 세브란스병원 환자와 보호자 등 6000여 명의 기부금으로 마련됐다.


손택균 기자 so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