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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용]40대 중견무용가 3인의 ‘주목’

입력 | 2005-03-15 18:29:00

김영희의 ‘어디만치 왔니’. 안무가 자신의 예술관 변화가 어떻게 작품을 재창조할 지가 관심거리다. 사진 제공 국립무용단


지금 한국무용이 서 있는 곳은 어디인가.

현대무용, 창작무용, 극(劇)무용 세 갈래 다른 길을 걸으며 ‘지금 이 땅의 춤추기’를 탐구해 온 40대 안무가 3인의 춤이 한 무대에서 공연된다. 24∼26일 국립극장 해오름극장 무대에 오르는 ‘주(注)·목(目)-흐름을 눈여겨보다’.

춤은 국립무용단원들이 추지만 안무가 3인은 극장 ‘바깥’에서 초청됐다. 김현자 국립무용단 예술감독은 “40여 년 동안 극무용 중심의 전통을 형성해 온 국립무용단이 다양해진 현재의 한국무용 흐름을 받아들이기 위한 시도”라고 밝혔다. 지난해에 이어 두 번째 기획으로 무용계 원로 송수남 정병호 김영태 씨가 공연작을 추천했다.

첫 작품 ‘틀’의 안무가인 안성수(43·한국예술종합학교 무용원 교수)는 춤으로 음악을 ‘묘사’하는 작품 세계를 보여 준다. “몸으로 표현할 수 있는 감정을 얼굴 표정으로 드러내선 안 된다”는 지론에 따라 감정이 표백된 얼굴로 무용수들이 춤추는 것도 특징이다.

두 번째 공연작인 ‘어디만치 왔니’는 안무가 김영희(48·이화여대 무용학과 교수)의 과거와 현재가 어떻게 만날지가 관심거리.

1988년 치러진 ‘88 국제무용제’에서 초연된 이 작품은 당초 9명의 여성 무용수들이 격렬하게 춤췄지만 이번에는 남성 무용수 9명의 군무로 탈바꿈했다. 김영희는 1995년 대지와 물을 뜻하는 ‘무트 댄스(mut dance)’를 표방하며 이전 작품세계에서 변모한 바 있다.

세 번째 작품은 ‘신무용 대모’ 김백봉의 춤사위를 계승한 것으로 평가받는 정은혜(47·충남대 무용학과 교수)의 ‘미얄’. 봉산탈춤의 한 캐릭터인 ‘미얄’을 주인공으로 삼아 한국적 풍자와 해학을 현대적으로 해석해 낸다. 평일 오후 7시 반, 토 오후 4시. 1만∼7만 원. 02-2280-4261

정은령 기자 ry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