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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화점 “추위야, 고맙다”…새해 정기세일 매출 30%↑

입력 | 2005-01-10 17:35:00



신년 정기세일을 하고 있는 백화점들의 세일 초반 3일 매출이 작년보다 최대 30% 가까이 늘어났다.

지난해 말 송년 세일 때 매출이 감소 추세였던 것과 비교하면 특이한 현상이다. 갑자기 소비심리가 회복된 것일까?

업체들은 “추운 날씨 덕분에 매출이 반짝 상승세를 타고 있다”며 섣부른 기대를 자제하는 분위기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백화점 서울 6개 점포의 세일 초반 3일간 매출은 지난해 동기보다 19.8% 늘어났다. 여성정장 44%, 남성의류 39.4%, 명품 38%, 가정용품 27%, 여성 캐주얼 15%, 아동의류 12%, 식품 10% 등 전 품목이 모두 두 자릿수 증가했다.

신세계백화점 수도권 5개점도 이 기간 매출이 지난해와 비교해 29.2% 늘었다. 신세계에서는 모피(71.5%)와 속옷(183.6%)이 특히 강세를 보였다.

롯데백화점 수도권 12개점은 작년 동기 대비 16.4% 증가했다. 모피는 110%, 남성캐주얼은 72%, 여성 캐주얼은 24% 늘었으며 장갑(63%), 모자(23%), 머플러(17%)의 신장세가 눈에 띄었다.

지난해 1월에는 세일과 함께 상품권 증정 행사를 벌였어도 매출 감소를 면치 못했던 백화점들이 올해 들어 갑자기 승승장구하는 건 갑자기 몰아닥친 한파 덕분.

9일 최저기온이 영하 10.3도나 되는 등 날씨가 갑자기 추워지자 방한의류 및 용품 구매를 미뤘던 소비자들이 세일기간 중 백화점을 찾고 있다는 것. 지난해는 세일 초반 3일 중 가장 추웠던 날의 최저기온이 영하 1.7도에 불과했다.

신세계백화점 김봉수 판촉팀 부장은 “의류 판매 비중이 높은 백화점의 특성상 단가가 높은 겨울 방한 의류가 잘 나가니 세일 초반 매출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날씨는 백화점 매출에 큰 영향을 미친다. 지난해 7월 여름 세일을 벌였던 백화점들은 매출이 전년보다 줄었지만 폭염이 집중됐던 8월에는 에어컨, 민소매 의류 등 여름 상품들이 잘 팔리면서 매출이 올랐었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이번 상승세가 본격적인 소비심리 회복으로 이어진다면 좋겠지만 경기 상황을 낙관할 수 없는 만큼 섣부른 기대는 금물이라는 게 유통가의 분위기”라고 전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