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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출신 CEO 日기업서 떴다… 이명우-방일석 사장

입력 | 2004-08-19 19:42:00


‘인재 사관학교’로 불리는 삼성 출신의 두 최고경영자(CEO)가 일본의 글로벌기업에서 맹활약하고 있어 눈길을 끈다.

주인공은 이명우(李明祐·50) 소니코리아 사장과 방일석(方日錫·41) 올림푸스한국 사장.

방 사장은 18일 한국인으로서는 드물게 일본의 대표적인 디지털카메라 업체인 올림푸스의 새 등기이사로 선임됐다. 이에 앞서 그는 작년 12월 아시아태평양 영상사업부 총괄사장 겸 올림푸스차이나 부회장, 올해 4월 전 세계 올림푸스 직원의 60%인 1만8000명을 거느리는 홍콩앤차이나 부회장에 올라 올림푸스 본사의 전폭적인 신뢰감을 입증했다.

이 사장도 지난달 삼성전자와 소니가 액정화면(LCD) 제조사 ‘S-LCD’를 합작 설립하는 과정에서 큰 역할을 해내 앞으로의 활약에 기대를 모으고 있다.

두 사람은 삼성전자 11년 선후배 사이다. 이 사장은 77년 삼성그룹에 입사해 미주통합법인 가전부문장, 북미총괄 상무보 등 23년간 ‘해외통’으로 활약하다 2001년 11월 소니코리아 사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88년 삼성전자에 입사했던 방 사장은 95년 일본주재원이 되면서 주요 고객이었던 올림푸스와 인연을 맺었다. 90년대 초 필름카메라로 한국 시장을 노크했다가 참패했던 올림푸스는 방 사장이 만든 한국 디지털카메라 시장 보고서에 매료됐고 2000년 9월 그를 영입해 한국시장 재도전에 나서게 됐다.

이후 두 사장은 삼성 출신 CEO로서 자존심을 건 라이벌전을 이어왔다. 이 사장은 2002년 6000억원 수준이던 소니코리아의 매출을 지난해 8000억원으로 끌어올렸다.

특히 소니코리아는 전체 매출에 비해 고가(高價)의 프리미엄 제품 판매비율이 높아 소니의 글로벌 전략을 수행하는 주요 법인으로 평가받고 있다.

방 사장은 2001년 400억원이던 올림푸스코리아의 매출을 지난해 1200억원으로 급성장시키며 일약 3년 만에 한국 디지털카메라 시장 1위를 차지했다.

주변 사람들은 “둘이 비공식 모임도 가질 정도로 친밀한 관계”라고 전했다. 하지만 CEO로서의 자존심 대결 및 국내 시장에서의 라이벌 의식은 내심 불꽃처럼 뜨겁다는 설명이다.

배극인기자 bae2150@donga.com

김상훈기자 sanh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