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린 대우일렉트로닉스 기업설명회에서 도우미(왼쪽)가 현지 딜러에게 새로 선보인 대우 LCD TV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다.-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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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만에 다시 모스크바 시내에 광고판을 세우며 감격의 눈물을 흘렸습니다.”
외환위기와 대우그룹 해체로 1999년 러시아 시장에서 사실상 철수했던 대우일렉트로닉스(옛 대우전자)가 12, 13일 모스크바 메르디앙호텔에서 현지 경제계 인사와 업계 관계자 등 600명이 참석한 대규모 기업설명회를 갖고 재기를 선언했다.
대우는 90년대 초 ‘세계경영’을 내세우며 옛 소련권에 가장 먼저 진출해 한때 이 지역에서 한국 기업의 ‘대명사’로 꼽혔다. 옛 대우전자는 당시 6개의 현지법인에 유라시아대륙 구석구석까지 거미줄 같은 판매망을 갖추면서 가전시장에서 인기가 높았다.
대우일렉트로닉스는 2002년 지사와 판매망을 다시 정비하고 지난해부터 조심스레 영업을 시작했다. 인력을 보강해 본격적인 판매에 나선 올해는 옛 소련권에서 3억달러(약 3450억원)의 매출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직 TV 광고조차 마음대로 못하는 열악한 여건이지만 ‘대우가 돌아온다’는 소식에 과거의 현지 딜러들이 모여드는 등 예전의 판매망이 복구되고 있다.
최승철(崔勝澈·이사) 대우일렉트로닉스 지사장은 “화려했던 과거의 기억은 묻어버리고 다시 시작하겠다”며 “러시아에서 잊혀진 ‘대우’ 브랜드를 되살려 2006년까지 시장 점유율을 10%로 올리겠다”고 말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