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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소포폭탄' 배후는 伊 무정부주의단체

입력 | 2003-12-31 18:00:00


‘연쇄 소포폭탄’ 사건을 수사하고 있는 유럽 경찰은 이탈리아의 ‘비공식 무정부주의자 연맹(IAF)’을 유력한 용의세력으로 보고 범인 체포를 위한 공조를 한층 강화하고 있다.

지금까지 유럽연합(EU)의 고위 관계자 및 기구 4곳에 우송된 소포폭탄은 모두 이탈리아 북부 볼로냐가 발신지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확인 결과 발신지 주소는 모두 가짜인 것으로 드러났다고 볼로냐 경찰 당국은 밝혔다.

볼로냐 경찰은 “4건의 연쇄 소포폭탄이 모두 동일한 이탈리아 무정부주의자 단체가 발송한 것으로 혐의를 두고 있다”며 “이탈리아 경찰은 다른 나라의 경찰들과 함께 수사 공조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독일 연방검찰도 이탈리아 경찰과 협력해 살인기도 및 테러 조직 구성과 관련한 혐의자들에 대한 조사에 이미 착수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단체 이름을 IAF라고 밝힌 이탈리아 무정부주의자 단체는 지난해 12월 21일 로마노 프로디 EU 집행위원장 자택에서 폭발한 2건의 폭탄을 자신들이 설치했다고 공개한 바 있다.

IAF는 이탈리아의 좌익성향 일간지 라 레푸블리카에 23일 보낸 편지에서 “유럽의 새 질서를 이끄는 억압적인 통제 체제에 타격을 가하기 위해 폭탄을 설치했다”고 주장했다.

이탈리아에서는 많은 유럽 국가들처럼 정치적 과격주의자들의 공격이 끊이지 않고 발생했다. 이탈리아는 특히 1970년대와 80년대에 극좌와 극우 단체들이 많은 공격을 감행한 역사를 갖고 있다.

이진기자 le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