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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SBS ‘완전한 사랑’ … 두 주인공이 걸린 병은?

입력 | 2003-12-21 17:44:00

김희애가 특발성 폐섬유화증에 걸려 죽는 내용의 SBS 드라마 ‘완전한 사랑’.동아일보 자료사진


SBS 드라마 ‘완전한 사랑’의 비극적 종말이 화제다.

이 드라마는 MBC 드라마 ‘대장금’에 이어 시청률 2위를 달리며 여주인공 김희애와 남자 주인공 차인표가 잇따라 숨지는 것으로 끝났다.

많은 시청자들이 눈물을 글썽이면서도 “도대체 김희애와 차인표를 죽인 저 병이 무엇이지”하고 궁금해 했다.

우선 김희애가 걸렸던 ‘특발성 폐섬유화증’의 말뜻을 풀이해 보자. ‘특발성’은 특별한 이유를 모른다는 뜻이다. 폐섬유화증은 말랑말랑한 고무풍선 같아야 할 허파가 푸석푸석하고 딱딱하게 굳어진다는 뜻이다. 혈액은 폐에서 이산화탄소를 쏟아내고 산소를 받아 온몸 구석구석에 공급하는데 폐가 딱딱하게 되면 이 기능을 못하게 된다.

치료는 우선 약물요법으로 하되 효과가 없으면 폐 이식을 해야 한다. 산소요법이 증세약화와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이 된다. 최근에는 인터페론을 이용한 치료법 등 여러 가지 치료법에 대한 임상시험이 이뤄지고 있다.

폐섬유화증은 남성이 여성보다 2배 정도 많이 발생하고 40∼70세에서 10만명 중 28명이 발생하므로 아주 희귀한 병은 아니다. 하지만 허파는 한번 손상되면 회복되지 않기 때문에 이 병도 조기 발견해 진행을 늦추는 것이 최선이다.

남편 역의 차인표는 부모의 반대를 무릅쓰고 결혼한 뒤 아내가 숨지자 방황하다 뇌동맥류로 숨진다.

뇌동맥류의 ‘류(瘤)’는 혹이란 뜻이다. 대한의사협회에서 정한 이 병의 새 용어는 ‘뇌동맥꽈리’다. 뇌동맥이 꽈리처럼 부풀어 오르는 것을 말하며 꽈리가 갑자기 터지는 것은 거미막밑(지주막하) 출혈이다. 거미막밑 출혈은 뇌를 감싸고 있는, 거미줄이나 잠자리날개와 비슷한 막과 뇌 조직 사이에 피가 고인다고 해서 붙은 이름.

뇌동맥꽈리는 대부분 터지기 전엔 증세가 없으며 주로 갑자기 힘을 줄 때 ‘꽝’하는 느낌과 함께 터진다. 상가에서 곡을 하거나 전화로 싸움을 할 때, 무거운 것을 들어올릴 때 등이다. 대부분 극심한 통증이 동반되며 급히 병원으로 옮겨 치료받아야 한다.

사실 남성이 복상사(腹上死)하거나 여성이 오르가슴을 경험하다가 숨지는 것은 심근경색보다 뇌동맥꽈리가 터진 경우가 더 많다.

그러나 차인표의 경우처럼 누적된 스트레스 때문에 터지는 것인지는 확실하지 않다. 뇌동맥꽈리는 정기검사를 통해 미리 이상을 발견하고 꽈리 부분을 묶어 혈액이 정상 혈관으로 흐르도록 하는 것이 최선이다. (도움말=경희대병원 호흡기내과 박명재, 신경과 안태범 교수)

이성주기자 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