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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 매물은 늘고 매수는 줄고…아파트 부동산상품 급랭

입력 | 2003-11-12 17:15:00


‘10·29대책’을 비롯한 강도 높은 안정대책의 영향으로 아파트 매물이 급증하고 아파트 관련 부동산상품 시장이 전반적으로 급랭하고 있다.

12일 부동산정보업체 스피드뱅크에 따르면 서울지역 아파트 매물은 16만6288가구로 최근 1주일 사이에 3548개(2.2%)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봄철 이사 수요로 매물이 급증했던 올 3월 이후 주간 단위로는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

매물이 가장 많이 나온 구는 송파구로 한 주 전보다 374개(2.3%) 늘어난 1만6489개였다. 서초구와 강남구는 각각 2.7%와 1.3%로 큰 폭으로 증가했다. 아파트 매물이 줄어든 지역은 25개 구 가운데 구로 마포 광진 등 3개 구에 그쳤다.

강남권 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한 아파트 매매시장 약세의 여파로 경매 아파트, 신규 아파트 분양권, 재개발 지분 등도 일제히 약세를 나타내고 있다.

경매컨설팅업체 디지털태인에 따르면 11월 초(10월 30일∼11월 10일) 서울지역 경매 아파트의 낙찰가율(감정가 대비 낙찰가의 비율)은 88.8%로 10월에 비해 4.3%포인트 떨어졌다. 특히 서울 강남권(강남 서초 송파 강동구) 경매 아파트의 낙찰가율은 86.43%로 10월보다 14.6% 하락했다. 강남권 아파트의 입찰경쟁률은 4.25명으로 10월 9.52명에 비해 55% 감소했다.

강남 요지에 들어서는 신규 아파트 분양권과 관리처분 계획 승인을 앞두고 있는 강북 재개발 지분의 호가도 최근 밀리기 시작했다.

강남구 역삼동 H부동산 관계자는 “호가가 1000만∼3000만원가량 떨어진 20, 30평형대 매물이 많은 편이나 매수 문의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

강북 뉴타운에 속하는 길음6구역의 경우 현재 재개발 지분 매물이 10건가량 쌓여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근 한 중개업자는 “전에는 재건축 단지에 대한 규제가 발표되면 반사적으로 재개발 지분 가격이 올랐는데 이번엔 좀 다른 것 같다”고 말했다.

한편 아파트 시장을 떠난 부동자금 가운데 일부는 시중금리 이상의 임대수익을 노릴 수 있는 서울 강남권 중소형 빌딩이나 규제가 풀리고 있는 준농림지 토지를 기웃거리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은 전했다.


이철용기자 lc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