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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 조사단 엇갈린 治安보고]파병논란에 安全논란

입력 | 2003-10-08 18:13:00


《정부 이라크 합동조사단의 현지 조사결과를 둘러싼 국방부와 민간전문가의 이견이 증폭되면서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특히 정부가 합동조사단 외에 별도의 조사팀을 사전에 파견했고, 민간전문가의 조사결과가 종합보고서에 반영되지 않은 사실이 밝혀지면서 조사결과의 신뢰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나종일(羅鍾一) 대통령국가안보보좌관과 반기문(潘基文) 외교보좌관이 7일 추가 조사단 파견의 필요성을 언급한 데 이어 8일 장영달(張永達) 국회 국방위원장이 국회 차원의 현지 조사단 파견을 주장함에 따라 ‘2차 조사단’ 파견이 이루어질지도 관심사다.》

▽논란의 발단과 국방부 입장=민간전문가로 조사단에 참가한 박건영(朴健榮) 가톨릭대 교수는 6일 정부합동조사단의 기자회견에서 이라크 북부 모술지역 상황이 점차 안정되고 있다는 조사단 발표에 대해 “현지 조사가 극히 제한적으로 이뤄져 파병에 따른 안전성 여부를 알 수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강대영(姜大榮·국방부 정책기획차장) 조사단장은 7일 추가 브리핑을 자청해 “빠듯한 일정에도 불구하고 헬기와 차량, 도보정찰 및 민간인 접촉 등을 통해 모술 시내를 짜임새 있게 조사했다”고 반박했다.

그는 또 “조사단 도착 전 서희부대 등 군 관계자들로 구성된 사전조사팀을 가동해 현지 주민들을 접촉하고, 치안사정을 파악해 종합보고서에 반영했다”며 “군 기밀사항이 포함돼 있어 이런 사실을 일부 조사단원에게만 알렸다”고 설명했다.

▽박건영 교수 입장=사전조사팀의 실사 결과가 종합보고서에 반영될 만큼 중요했다면 당연히 그 내용을 모든 조사단원에게 알리고 공유했어야 했다고 주장한다.

박 교수는 “별도 (사전조사)팀이 존재했다는 사실은 전혀 몰랐다”며 “이 팀의 현지 조사결과를 알려줬다면 더욱 충실한 보고서를 쓸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강 단장이 민간전문가들의 조사내용을 종합보고서에 반영하지 않은 것은 결과적으로 민간전문가들을 배제한 것”이라며 “민간전문가들은 정부조사단에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존재가 아니었나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박 교수는 “2차 조사단이 가더라도 조사시간과 상관없이 현지인과의 접촉이 제한된다면 안전성을 평가할 충분한 근거를 확보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모술의 안정성 평가=현지 미군자료에 따르면 종전 이후 미영 동맹국군에 대해 발생한 적대행위 1633건 중 176건이 모술에서 발생했으나 8월 이후에는 테러로 인한 미군 사망자는 단 한명도 없었다.

또 현지 주둔 중인 미 공중강습사단의 소탕작전으로 테러 위협이 감소하는 등 점차 안정화 추세를 보이고 있다는 것.

최근 미국을 다녀온 차영구(車榮九) 국방부 정책실장도 “모술 등 북부지역이 종전 후 ‘상당히 안정적’이라는 얘기를 미측으로부터 들었다”고 밝혔다.

반면 최근 유엔 이라크사무소는 모술과 키르쿠크 등 이라크 북부지역이 여전히 위험하다고 평가한 보고서를 냈다. 또 USA투데이지는 8월 17일부터 43일간 최소 40여차례 미군이 공격받았다고 보도하는 등 외신들은 모술에서 미군을 겨냥한 후세인 추종세력에 의한 테러가 잇따르고 있다고 전했다.

국방부의 한 관계자는 “한국군의 유력한 파병후보지인 모술의 안정성에 대해 평가가 엇갈리는 만큼 추가 조사단을 파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윤상호기자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