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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美프로야구]승엽-본즈-왕정치 ‘홈런킹’ 모두 왼손잡이

입력 | 2003-09-15 18:07:00


그들에겐 뭔가 특별한 게 있다. 바로 홈런을 때릴 줄 아는 능력. 다른 야구선수들과 차별화되는 확실한 경쟁력이다.

한국프로야구의 ‘국민타자’ 이승엽(27·삼성). 그의 앞엔 일본프로야구의 오 사다하루(왕정치·63·현 다이에 호크스 감독)가 있고 메이저리그의 배리 본즈(39·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가 있다.

셋 다 자국리그의 한 시즌 최다홈런 기록 보유자. 왼손타자라는 공통점도 있다.

특히 이승엽과 오 사다하루는 닮은꼴이다. 프로 첫해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한 점도 같고 입단 5년 안에 자국리그 홈런왕에 등극한 것도 닮은꼴이다.

‘외다리 타법’의 소유자인 것도 공통점. 오 사다하루는 데뷔 3년째 외다리 타법을 몸에 익힌 뒤 4년차부터 장타를 늘리기 시작했고 이승엽도 백인천 전 감독의 조언을 받아들여 외다리 타법으로 바꾼 뒤부터 타구 비거리가 늘어났다.

둘의 발은 그리 빠르지 않았다. 프로 22년간 오 사다하루의 도루는 겨우 84개였고 이승엽도 95년부터 올해까지 9년간 35개에 불과하다.

이에 반해 본즈는 메이저리그에서 처음으로 ‘호타 준족’의 시대를 연 아버지 바비 본즈(최근 타계)의 피를 물려받았는지 빠른 발과 장타력을 동시에 갖춘 선수. 96년 ‘40(홈런)-40(도루) 클럽’에 가입했고 역사상 처음으로 ‘500(홈런)-500(도루) 클럽’에 들어간 선수이기도 하다.

타격 스타일로 볼 때는 밀고 당기며 고르게 홈런을 만들어내는 이승엽과 달리 오 사다하루와 본즈는 내야진의 시프트(수비 이동)를 만들어낼 정도로 철저히 잡아당기는 ‘풀히터’들이다.

개인통산 홈런 수는 은퇴한 오 사다하루가 22년간 세계최다인 868개(시즌당 평균 40개), 현역인 이승엽은 9년간 321개(시즌당 36개), 본즈는 18년간 654개(시즌당 36개).

경기당 홈런 수는 오 사다하루가 0.31개를 기록, 이승엽(0.29개)과 본즈(0.26개)를 능가하지만 프로 9년차까지 홈런 수에선 이승엽이 올해까지 321개를 기록해 오 사다하루(307개)와 본즈(259개)를 앞선다.

올 시즌 53호 홈런을 날린 이승엽은 64년 오 사다하루가 기록한 55홈런을 넘어 아시아 시즌최다홈런 신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다. ‘셋 중에 누가 더 뛰어난 타자인가’ 하는 의문은 접어두고 이제 모두 일어나서 박수를 보내야 할 때다.

김상수기자 sso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