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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론조사/창간특집83]한국인이념 중도32-진보26-보수25%

입력 | 2003-04-01 19:14:00


이번 여론조사에서 한국인은 이념적으로 ‘조금 진보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또 한국인들은 진보라는 말을 들으면 개혁 발전 젊음 등 대체로 긍정적 이미지를, 보수라는 단어에는 구세대 정치인 50, 60대 고정관념 안정감 등 비교적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념시계는 11시55분=“당신은 진보 중도 보수 가운데 어디에 속한다고 생각하십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들은 중도(31.8%) 진보(26.0%) 보수(24.5%)의 순으로 답변했다. 성향이 없다(10.8%)거나 모르겠다(6.9%)는 답변은 17.7%였다.

매우 진보를 0점, 중도를 5점, 매우 보수를 10점으로 환산한 결과 응답자들의 ‘이념 지수’는 중간치보다 조금 낮은 4.8점이 나왔다. ‘조금 진보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점수다. 중도를 자정(子正)으로 놓는다면 한국인 스스로가 평가하는 이념 시계는 11시55분을 가리키고 있다.

이 같은 결과는 중앙일보가 지난해 2월과 올 2월 실시한 여론조사와 비교할 때 한국사회는 ‘약간 보수’에서 ‘약간 진보’로 옮겨갔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앙일보 조사에서의 이념지수는 각각 5.3점과 4.97점이었다.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은 응답자의 57.0%가 “진보적이다”고 답했고, 이념지수도 2.8점을 받아 확실하게 진보적 인물로 인식됐다. 민주당은 4.7점을, 한나라당은 6.9점을 받았다.

▽30대, 고학력, 사무직 종사자가 더 진보적=진보적 성향은 남성, 30대, 영호남 거주자, 사무직 종사자 및 학생, 고학력-고소득자가 더 강했다.

전체적으로 진보(26.0%)가 보수(24.5%)보다 1.5%포인트 높은 정도였지만 30대에선 진보(37.5%)가 보수(21.7%)보다 15.8%포인트 높았다. ‘신세대’인 20대는 진보(31.5%)가 보수(18.5%)보다 13.0%포인트 높았고 40대 이상은 보수성향이 뚜렷하게 나타났다.

“나는 진보”라고 답변한 사람은 학력별로는 대학재학 이상(35.2%) 고졸(23.8%) 중졸 이하(10.7%)로 나타났다. 직업별로는 사무직 종사자(40.4%) 학생(37.0%)이 진보적이라고 답변한 비율이 높았지만 주부는 17.7%에 머물렀다.

▽진보는 좋고, 보수는 나쁘다?=이번 이념 조사의 특징은 진보-보수에 대한 한국인의 가치판단이 뚜렷해졌다는 점이다. 응답자들은 진보라는 말을 듣고 개혁 발전(25.6%) 젊음 적극성(6.0%) 인터넷 컴퓨터(2.3%) 민주주의(1.1%) 등 36.5%가 긍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렸다.

그러나 보수 이미지는 구세대(8.8%) 정치인(5.2%) 50, 60대(2.9%) 고정관념(2.7%) 뒤떨어짐(1.9%) 답답함(1.4%) 등 부정적인 이미지를 떠올리는 비율이 30%에 이르렀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