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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일/패션]화사한 명품, 한국 모시

입력 | 2003-03-13 20:07:00

19일부터 5일 동안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 모시제품들이 전시된다. 사진은 세련된 색상과 부드러운 질감의 모시 숄.사진제공 모시코스모폴리탄


한국의 모시가 현대적 감각의 고급 패션소재로 거듭 나고 있다.

모시 디자이너 민영경씨(31·㈜모시코스모폴리탄 사장)가 19일부터 23일까지 현대백화점 압구정점에서 여는 ‘민영경 모시컬렉션’에 가 보면 잠자리 날개처럼 질감이 섬세하면서도 세련된 디자인의 모시 블라우스, 셔츠, 숄, 머플러 등을 만날 수 있다.

컬렉션에 나온 모시제품들은 시원하고 사각거리는 모시의 장점을 살렸지만 명주를 섞어 구김이 덜 간다. 전통과 현대가 조화된 무늬라 우아한 느낌이며 자연염색은 은은한 아름다움을 풍긴다.

이번에 선보이는 모시 100% 블라우스는 기존 모시 의류의 이음새 부분이 투박하다는 단점을 보완해 자연스럽고도 아름다운 선을 살렸다. 모시의 빳빳한 느낌이 살아 있으면서도 몸의 곡선이 드러나도록 디자인된 것. 꽃 문양은 인도네시아의 바틱 문양에서 따왔으며 흰색으로 처리해 깨끗하다. 장당 250만∼ 300만원선.

모시 100% 블라우스. 방석. 꽃신

명주를 섞은 모시 블라우스는 고급 셔츠 대용으로 입을 수 있으며 주문할 때 색상을 정해주면 분홍색, 연두색 등으로 자연 염색해 준다. 120만원대.

숄의 색상이나 문양은 한국 절에서 볼 수 있는 탱화나 동남아시아의 고대 보석 디자인 등 세계 곳곳의 문화유산에 착안해 디자인했다. 150만원선.

이번 전시회에는 또 서울시 무형문화재인 박선영씨가 만든 꽃신과 방석도 함께 선보인다. 민 사장의 모시와 박씨의 디자인이 결합된 방석은 15만원대, 꽃신은 12만원대에 판매할 예정.

민 사장은 “모시코스모폴리탄의 제품들은 100% 수작업으로만 만들어진다”며 “일본 디자이너 겐조, 미국의 여가수 겸 영화배우 셰어, 인도네시아 브루나이 말레이시아의 왕족과 총리 등이 자주 찾는다”고 밝혔다. 2001년 10월 첫 생산품으로 프랑스 파리에서 패션쇼를 열었을 때는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의 패션담당 기자 수지 맨키스가 “민영경의 모시는 ‘마술의 세상’을 보여준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재미동포 2세인 민 사장은 캘리포니아 주립대(어바인)를 졸업한 뒤 9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인근 야산에 모시 농장을 조성했다. 민 사장이 97년부터 한산 모시 장인에게 직접 마 농사 짓는 법, 실 잣는 법, 천 짜는 법을 배워 원주민 직원 100여명에게 가르쳤다.

민 사장은 “실 한 가닥마다 미세한 구멍이 있어 ‘살아있는 섬유’인 모시는 통풍과 땀 흡수를 잘 하면서도 면보다 서너배 질기다”며 “동남아시아나 일본, 중국에도 모시가 있긴 하지만 한산모시가 가장 뛰어나며 실크 리넨 등의 천연섬유보다 더 경쟁력 있다”고 강조했다.

이번 컬렉션에 선보인 제품은 100% 모시 블라우스를 제외하고는 현장판매한다. 민 사장은 서울 청담동에 모시제품 갤러리를 열 때까지는 당분간 주문 생산을 기본으로 매달 블라우스와 셔츠 300장, 머플러 200장 등을 한정생산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