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하성교수
비록 임기직이긴 하지만 새 정부 들어 이남기(李南基) 공정거래위원장이 자리를 내놓자 또 다른 임기직인 이근영(李瑾榮) 금융감독위원장의 거취가 주목받고 있다. 현재 이 금감위원장은 청와대의 직간접적인 사퇴 압력에도 “임기(8월 말)가 얼마 안 남았는데 떠밀려 나갈 수는 없다”며 버티고 있다.
그러나 청와대는 ‘이 금감위원장이 어떤 형식으로든 명예롭게 퇴진해 주었으면 좋겠다’는 분위기. 이에 따라 청와대는 내부적으로 신임 금감위원장 인선작업을 벌이고 있다.
청와대 핵심관계자는 “대통령이 신임 공정위원장에 외부 인물인 강철규(姜哲圭) 전 부패방지위원장을 발탁한 것을 계기로 금감위원장에는 참여연대에서 소액주주 운동을 주도하며 재벌을 압박한 장하성(張夏成) 고려대 교수를 발탁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경제팀은 안정적인 관료출신으로 구성했지만 공정위와 금감위에 재벌개혁의 ‘쌍두마차’ 역할을 맡기기 위해선 개혁성향의 외부 인물이 낫다는 게 청와대측의 기류다.
장 교수는 새 정부 조각 과정에서 금감위원장과 공정위원장 후보로 각각 5배수에 포함됐다. 특히 여성부 장관 유력후보로 거론됐던 장 교수의 여동생인 장하진(張夏眞) 여성개발원장이 입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장 교수를 금감위원장으로 발탁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는 분위기다.
청와대 관계자는 “조각 과정에서 남매를 동시에 입각시키는 것은 부담스럽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청와대 일각에서는 “시민단체 활동과 장관직은 별개이다”며 그의 입각에 부정적인 목소리도 없지 않다. 대통령의 한 핵심측근은 “학자를 너무 많이 쓴다는 지적도 다소 부담스럽지 않느냐”고 일각의 반대 분위기를 전했다.
최영해기자 yhchoi6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