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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세인 "나잡아 봐라" ?…CIA 추적망 꿰뚫어 행보 오리무중

입력 | 2003-02-12 18:33:00


1996년 미 중앙정보국(CIA)이 이라크에 심어놓은 공작원들과 통신하기 위해 몰래 설치한 위성전화가 이라크 정보기관에 발각된 적이 있다. 이라크는 이 전화로 CIA에 메시지를 보내 약을 올렸다. ‘미국으로 돌아가시오.’

전쟁을 가능한 한 빨리 끝내 피해를 최소화하려면 개전 직후 사담 후세인 대통령(사진)을 살해하거나 이라크 내에서 반(反)후세인 폭동이 일어나야 한다. 그러나 아무리 최강국인 미국도 후세인 정권을 보호하는 ‘철통같은’ 통제시스템을 깨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파이낸셜 타임스(FT) 등이 12일 전했다.

이라크의 일반군대는 쿠데타 세력으로 돌변하기에는 너무 약하다. 정예부대인 국가방위군은 쿠데타를 일으킬 능력은 있지만 주요 도시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 배치돼 있어 바그다드를 위협하지 못한다.

바그다드에는 준(準)군사조직인 특수국가방위군이 있는데 후세인 대통령의 맏아들이 이끌고 있다. 둘째 아들은 여러 개의 충성스러운 정보기관들을 관장하고 있으며, 또 다른 가족들이 요직 곳곳에 앉아 있다.

대통령에게 직접 보고하는 특수안보국은 대통령의 신변보호와 5개의 주요 정보기관, 각료, 내부정보망 등을 관리한다. 5개 정보기관은 반체제인사 등을 담당하는 일반안보국, 외국군 동향과 네트워크를 관리하는 군사정보국, 군사조직을 감시하는 군사안보국, 정치단체 언론 등을 맡는 일반정보국, 수도 방위를 맡는 특수국가방위군 등이다. FT는 “전쟁이 시작돼 ‘이판사판’의 처지에 처한 사람들이 쿠데타를 시도한다 해도 성공을 보장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후세인 대통령의 최측근을 제외하고는 도무지 그의 행방을 알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승진기자 sarafin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