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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AEA요원 활동-역할 "94년 제네바합의뒤 사찰관 영변체류"

입력 | 2002-12-28 01:14:00


현재 북한에서 활동중인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찰관은 모두 3명이다.

북한의 영변 핵시설에서 활동중인 사찰관은 평상시 2명이었지만, 북한이 이달 중순경 핵동결시설 재가동 준비를 시작하면서부터 IAEA측이 교체 멤버까지 북한에 체류토록 함으로써 인원이 1명 더 늘어났다. 전체 20명의 인력 풀로 이뤄진 사찰팀은 북-미 제네바합의(94년 10월) 체결 직후부터 북한의 핵동결 상황을 감시하기 위해 평북 영변지역에 체류해왔다. 이들은 IAEA본부가 있는 빈에서 1주일 간격으로 1명씩 교체 파견되며 북한측이 마련한 영변지역 내 특별숙소에서 기거한다.

이들이 북한 내에서 움직일 때는 북한측 안내원들이 꼭 따라붙지만 활동에 제약은 없으며 감시를 위한 시설의 점검 등에는 충분한 시간이 주어진다.

사찰관들의 구체적인 업무는 북한의 핵동결 시설인 △영변 5㎿ 원자로 △8000여개의 폐연료봉 저장시설 △방사화학실험실 △핵연료봉 생산시설 △건설중인 50㎿, 200㎿ 원자로에 대한 감시활동이다. 다만 별도의 사찰활동을 벌이는 것이 아니라 주로 핵동결시설에 설치된 감시카메라의 원활한 작동여부와 봉인의 이상 유무를 정비하는 게 주임무다. 또 감시카메라에 녹화된 비디오테이프를 교체해 북한이 혹시라도 핵동결시설에 손을 댔는지 여부를 확인하는 일도 함께 한다.

이렇게만 보면 당초 이들의 역할은 큰 의미 부여를 하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그러나 북한이 21일 5㎿ 원자로의 감시카메라를 제거한 데 이어 모든 핵시설의 감시카메라 작동을 무력화하고 봉인을 제거한 뒤에 이들 사찰관의 역할과 의미는 180도 바뀌었다. 이들 사찰관이 매일 육안으로 북한의 핵 관련 시설을 확인해왔기 때문이다.

북한은 잇따른 핵합의 파기 조치를 취하면서도 그동안 사찰관의 활동을 보장함으로써 ‘최악의 선택’을 하려는 의도는 아님을 간접적으로 보여준 셈이었다. 하지만 이들의 추방은 북한이 IAEA와 체결한 안전조치협정(Safeguards Agreement)마저 안 지키겠다는 의미로 해석돼 심대한 파장이 예상된다. 김영식기자 spea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