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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油價 30달러 돌파…베네수엘라 총파업 파장

입력 | 2002-12-17 18:26:00


베네수엘라 총파업 사태로 석유공급에 차질이 생기면서 국제유가가 2개월만에 배럴당 30달러선을 넘어섰다. 사태가 조기 수습되지 않으면 한국이 도입하는 중동산 원유가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우려된다.

▽베네수엘라 기간산업 마비〓베네수엘라 최대 제철공장인 시도르가 총파업에 따른 연료난으로 16일 가동을 멈췄다. 국영 석유회사에 이은 제철소의 총파업으로 베네수엘라 기간산업이 사실상 마비됐다.

총파업 15일째인 이날 우고 차베스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대는 고속도로와 시내 주요 도로를 점거했다. 이에 대해 군 총사령관이 이례적으로 “국영 석유회사 파업은 국가 생존과 국익에 대한 공격행위”라고 경고하고 나서 군의 움직임이 주목된다. 시위대는 금주 내 대통령궁 앞에서 대규모 가두행진을 계획하고 있어 자동소총을 소지한 것으로 알려진 친(親)차베스 대통령 시위대와의 유혈충돌도 우려된다.

▽국제유가 치솟는다〓16일 뉴욕상품거래소(NYMEX)에서 1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중질유(WTI)는 전날보다 배럴당 1.66달러 오른 30.10달러로 거래를 끝내 올 들어 최고의 인상폭을 기록했다. 30달러를 넘어선 것은 10월2일 이후 처음. 런던 국제석유시장(IPE)에서도 1월 인도분 북해산 브렌트유가 전날보다 배럴당 1.17달러 오른 28.38달러에 거래됐다.

한국이 주로 소비하는 중동산 두바이유 현물가는 전날보다 배럴당 0.27달러 오른 26.18달러에 거래됐으나 상승세를 타고 있다.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의 유가 상승세가 세계 5위 석유수출국이자 미국의 4번째 석유 수입선인 베네수엘라 파업사태가 3주째 장기화하는 데 따른 것이라고 17일 보도했다. 파업 전 하루 240만배럴에 이르던 베네수엘라의 미국 수출 물량은 50만배럴로 떨어졌다. 미국의 원유재고도 지난주보다 110만∼170만배럴 가량 줄어들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한국 경제에도 악영향〓한국은 중동 원유시장에서 시장수급이 불안할 때 베네수엘라 원유를 도입했을 뿐 전체 수입 실적은 미미하다. 최근 하루 소비량 180만배럴 가운데 베네수엘라산은 3만배럴 수준. 그러나 베네수엘라 원유수급의 직접 영향을 받는 WTI유가가 시차를 두고 두바이산 유가에도 영향을 주기 때문에 간접적으로 영향을 받는다. 지난해 한국 원유 도입분 중 70% 이상이 중동산이다.

베네수엘라 파업이 지속돼 미국이 두바이유를 도입하기 시작할 경우 추가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더구나 북반구 국가들이 난방용 석유 소비가 늘어나는 겨울철로 접어들고 있어 유가 상승은 더욱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박래정기자 ecopark@donga.com

곽민영기자 havef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