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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이후 아파트값 ‘안개’… 전문가들 엇갈린 전망

입력 | 2002-09-17 17:18:00



연말 집값이 초미의 관심사다. 통상 추석이 지나면 연말 집값이 어떻게 움직일지 윤곽이 드러난다. 이사철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하지만 올해는 상황이 다르다. 가파른 상승세를 보이던 집값이 주택시장 안정대책이라는 ‘외부 충격’으로 한풀 꺾인 상태다. 대책의 ‘약발’이 언제까지 지속될지가 관심을 끈다.

▽법칙은 없다〓추석 이후 집값은 시기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왔다. 작년에는 추석(10월 1일) 이후 한동안 안정세를 유지하다 12월부터 급등했다.

반면 2000년에는 추석(9월 12일) 직후 집값이 오히려 내렸다. 당시 서울 집값은 10월에는 전달 대비 0.19%로 상승세를 지켰지만 11월에는 0.43%, 12월에는 0.84%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추석을 전후한 집값이 일정한 방향성을 갖기보다는 새 아파트 입주물량 등 그때 그때의 변수에 좌우된다고 설명한다.

▽집값 전망 논란〓올 하반기 집값에 대해서도 전문가마다 엇갈리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또 한 번 오른다는 주장과 하향 안정세를 유지한다는 분석이 팽팽하게 맞선다.

집값이 오른다는 전망의 근거는 공급 부족. 송문헌 삼성물산 건설부문 전무는 “이번 부동산 대책에는 주택 공급에 대한 구체적인 계획이 빠져 있다”며 “집이 늘지 않는 이상 집값을 잠재우기는 힘들다”고 말했다.

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도 “11월과 12월 일시적인 입주량 부족이 예상돼 집값이 다시 오를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반면 이희연 현대건설 전무는 “투자심리가 극도로 위축돼 있는 데다 정부 대책이 가수요 차단에 집중돼 있어 연말까지는 집값이 안정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7월 이후 거래가 없는 상태에서 호가 중심으로 집값이 급등한 만큼 가격 거품이 빨리 꺼질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일부에서는 올해는 물론 앞으로 몇 년간 장기 침체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고 있다. 김성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99년 하반기 이후 대거 분양된 아파트가 내년 초부터 입주를 시작한다”며 “수요는 줄고 공급은 크게 느는 상황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집값 전망이 엇갈리는 만큼 집을 언제 사고팔지에 대한 견해도 달랐다. 연말 집값이 상승할 것이라고 주장하는 전문가들은 매도 시점을 내년 초로 잡았다. 매수는 10월 말이 적기.

집값 안정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는 전문가들은 가급적 빨리 집을 팔 것을 권고했다. 매수는 집값이 더 떨어지기를 기다리라는 조언이 대부분이었다.

아파트를 대신할 투자상품으로는 토지가 꼽혔다. 하지만 토지 투자는 지역별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면 낭패를 보기 십상이어서 신중한 선택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오석건 유니에셋 전무는 “시중 자금이 토지시장으로 빠르게 흡수되고 있지만 일반인이 섣불리 덤벼들기는 무리”라고 말했다.

▽신도시 조성계획이 변수〓연말 집값을 크게 움직일 수 있는 변수로 신도시를 지목했다. 구체적인 조성계획이 발표되면 집값을 안정시키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

전인규 메트로에셋 사장은 “신도시 개발은 주택 공급이 대폭 늘어남을 의미한다”며 “공급이 늘면 집값이 오를 것이라는 기대심리가 수그러들 것”이라고 진단했다.

하지만 서울 강남을 대신할 만한 질 높은 신도시를 선보이지 못한다면 오히려 집값을 올리는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도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고종완 RE멤버스 사장은 “강남 수요를 분산시키지 못하는 신도시는 되레 강남 집중을 심화시키는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고기정기자 koh@donga.com 김창원기자 changkim@donga.com

전문가들이 보는 추석 이후 부동산 시장이희연 현대건설 전무·집값 연말까지 소폭 하락
·부동산 대책 효과 연말까지 지속
·집 매도는 내년, 매수는 연말이 적기
·신도시 조성계획이 연말 집값 변수송문헌 삼성물산 전무·집값 11월 이후 소폭 상승
·부동산 대책에 주택 공급 계획 빠져 있어 효과 제한적
·금리 변동이 연말 집값 변수양영복 LG건설 상무·집값 연말 재상승, 분양시장은 대폭 위축
·부동산 대책 효과 제한적
·아파트를 대신할 투자상품으로 상가 고려할 만
·일반 경기가 연말 집값 변수김선덕 건설산업전략연구소 소장·집값 연말 재상승
·부동산 대책에 주택 공급 계획 빠져 있어 효과 제한적
·집 매도는 언제든지, 매수는 자제김성식 LG경제연구원 연구위원·집값 하향 안정, 내년 주택시장 급속 냉각
·부동산 대책 효과 내년까지 지속
·금리 변동이 연말 집값 변수

오석건 유니에셋 전무·집값 연말까지 보합세
·부동산 대책 겨울방학 이사철부터 효과 감소
·집 매도는 내년 이후, 매수는 지금
·아파트 대신 토지 노려볼 만고종완 RE멤버스 사장·집값 10월 말까지 소폭 하락
·부동산 대책 효과 제한적
·집 매도는 1월 이후, 매수는 11월이 적기
·오피스텔, 상가 투자 주의
·신도시 조성계획이 연말 집값 변수김희선 부동산114 상무·집값 연말까지 약보합, 내년부터 하락세
·집 매도는 연말, 매수는 내년 하반기
·상가 투자 고려할 만, 오피스텔은 자제
·금리 변동이 연말 집값 변수김용진 부동산뱅크 편집장·집값 11월 재상승
·부동산 대책 제한적
·집 매도는 연말, 매수는 10월 경
·금리 변동이 연말 집값 변수전인규 메트로에셋 사장·집값 연말까지 소폭 하락
·집 매도는 지금 당장, 매수는 당분간 삼가야
·지방 아파트 중 덜 오른 곳 노려볼 만
·금리와 신도시 조성계획이 연말 집값 변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