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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기업이미지가 경쟁력”… ‘한우물 마케팅’ 늘어

입력 | 2002-07-22 17:39:00

‘이미지 마케팅’에 관심을 갖는 기업이 늘어나는 추세다.유한킴벌리에서 매년 실시하는 여고생 대상 자연체험프로그램에 참가한 학생들이 식물의 엽록소를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하고 있다(위). 한국EMC는 금속활자로 된 것 가운데 가장 오래된 저장장치인 직지심체요절 인쇄본 찾기 운동을 3년째 후원하고 있다. /사진제공 유한킴벌리·한국EMC 오랫동안 한 우물만 파고드는 이미지 마케팅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기업이 늘고 있다. 제품을 팔기 위한 직접적인 광고보다 효과는 늦게 나타나지만 순기능이 훨씬 크다고 해당 기업들은 강조한다.


오랫동안 한 우물만 파고드는 이미지 마케팅을 통해 경쟁력을 높이는 기업이 늘고 있다. 제품을 팔기 위한 직접적인 광고보다 효과는 늦게 나타나지만 순기능이 훨씬 크다고 해당 기업들은 강조한다.

화장지 기저귀 등을 생산하는 유한킴벌리. 제품의 원료가 되는 나무를 ‘쓰는’ 기업이지만 거꾸로 ‘심는’ 기업으로 소비자들에게 알려져 있다. 1984년부터 계속해 온 ‘우리강산 푸르게 푸르게’ 캠페인 덕분이다.

문국현 사장이 마케팅 부장 시절 직접 기획한 이 캠페인은 숲 가꾸기뿐만 아니라 환경단체 및 연구활동 지원 사업 등으로 다각화되고 있다.

이 회사는 1년 매출의 0.5∼1.0%를 이 캠페인에 쓰고 있다. 올해는 예상매출 8000억원 가운데 40억원을 들일 예정이다. 이은욱 상무는 “최근 아시안 월스트리트저널이 뽑은 일하고싶은 회사 국내 5위로 뽑히기도 했다”며 “직원들 사이에 회사에 대한 믿음과 자긍심이 높아져 생산성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하이든의 트럼펫 협주곡을 들으면 많은 사람들은 ‘장학퀴즈’를 떠올린다. 최근 EBS를 통해 방송되는 SK그룹 후원의 이 프로그램은 내년이면 30주년을 맞는다.

73년 SK의 주력 계열사는 학생복을 만들던 선경스마트. ‘미래의 꿈나무’인 학생을 후원하는 이 행사는 바로 스마트 경쟁력의 원동력이었으며 지금은 그룹의 이미지 메이커 역할을 하고 있다. 현재 연간 제작비는 25억원으로 그동안 들인 총비용은 약 1000억원. SK는 21세기 최대 시장인 중국에 진출할 때도 장학퀴즈를 앞세웠다.

한국EMC는 95년 한국에 진출한 저장장치 전문기업. 이 회사가 초반의 낮은 인지도를 극복한데는 2000년부터 벌이고 있는 ‘직지 찾기 운동’이 한몫 했다. 직지심체요절이 가장 오래된 금속활자 저장장치라는 점에 착안해 청주의 한 시민단체가 벌이던 시민운동을 후원하겠다고 나선 것. 박재희 이사는 “기업이미지 광고를 ‘직지’를 내세운 것과 아닌 것 두 종류로 펼치고 있는데 직지를 앞세운 광고가 효과가 훨씬 크다”고 귀띔했다.

한편 한국야쿠르트는 자라나는 학생들에게 과학의 중요성과 창의력을 키워주기 위해 79년부터 매년 ‘전국 학생 과학 발명품 경진대회’를 열어오고 있다. 내년으로 25년을 맞는 이 행사는 야쿠르트의 사회봉사적 이미지를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또 LG전자는 13년째 대한민국 학생발명전을 후원하고 있으며 삼성전자는 창의력올림피아드(97년 이후)와 디지털창작제(2000년 이후)를 열고 있다. 이 행사에 입선한 참가자들은 입사할 때 특전이 주어지기도 한다.

이 밖에 어린이가 주요 소비층인 한국맥도날드와 해태제과는 기형어린이 수술비를 지원하거나 가난한 환경에 있는 어린이의 소원을 들어주는 행사를 펴고 있다.

하임숙기자 artem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