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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풍우속 神의 자비 갈망한 찬송가

입력 | 2001-09-17 18:51:00


“…수많은 위험과 수고와 올무를 통과해 나 여기왔네/여기까지 안전하게 데리고 온 것은 주의 은총, 이 은총이 나를 본향으로 인도하리….”

미국 대참사 후 각종 추모집회에서 애창되고 있는 ‘어메이징 그레이스(Amazing Grace놀라운 주의 은총)’가 미국인들의 마음을 적시고 있다. ‘나 같은 죄인 살리신’이란 성가로 널리 알려진 이 노래는 뚱뚱한 흑인 여가수들이 많이 불러 흑인영가라는 인상을 준다. 사실 이 노래는 미국의 흑인들과 관련이 깊다. 이 노래를 작사한 아일랜드인들은 스스로를 ‘유럽의 흑인’이라고 말할 만큼 유럽에서도 많은 차별을 받은 사람들. 미국으로 이민와서도 쉽사리 사회의 엘리트층으로 진입하기가 어려웠다.

그래서 결국 몸으로 때우는 육체노동에 종사하는 경우가 많아 경찰과 소방관으로 진출한 경우가 많았다. 이번 테러 사고 직후 구조작업에 나섰다가 숨진 소방관의 장례식에서 백파이프와 아일랜드 민요 ‘대니보이’가 단골처럼 등장한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kjk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