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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가와티 아체주 첫 방문…인니정권 실수 공식사과

입력 | 2001-09-09 19:06:00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8일 분리독립 투쟁이 벌어지고 있는 아체주(州)를 방문해 인권 유린 등 과거 정권의 실수에 대해 “대통령 자격으로 진심으로 사과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아체주 주도 반다아체의 한 이슬람사원을 찾아 행한 연설에서 이같이 밝히고 “새 정부가 아체주 문제를 해결할 시간을 달라”고 호소했다.

인도네시아 역대 대통령이 아체주를 방문해 이 같은 사과를 하기는 처음이다.

메가와티 대통령의 아체주 방문은 이곳에서 살인 납치 방화사건이 끊이지 않고 있는 데다 최근 반군들이 아체주 인근 해역을 지나가는 외국 선박에까지 공격 위협을 가하고 있는 데 큰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보인다. 그는 당초 9일 방문할 계획이었으나 상황이 매우 급박하게 돌아가자 방문일자를 하루 앞당겼다.

아체주 반군 자유아체운동(GAM)은 3일 “말라카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이 우리의 사전 허락을 받지 않을 경우 해적 공격이 있어도 결코 원망해선 안 된다”고 경고했다.

인도네시아 해군은 8월25일 아체주 동부 연안에서 온두라스 국적의 석탄운반선 오션 실버호를 공격해 승무원 12명을 인질로 잡고 3억루피아의 몸값을 요구한 해적 행위 등의 배후에 자유아체운동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와 말레이시아 사이의 말라카 해협은 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길목으로 길이 1000여㎞, 최대 폭 100여㎞이다.

매년 한국 일본 등으로 석유 등을 운반하는 6만척의 화물선과 유조선이 운항하는 등 세계에서 가장 번잡한 해협 가운데 하나다. 또한 지난해 전세계에서 해적의 공격으로 목숨을 잃은 72명 중 30%가 이곳에서 희생됐을 정도로 위험한 해로이기도 하다. 국제무역 측면에서 매우 중요한 말라카 해협이 이처럼 위험한 해로에 바뀌고 있는 데다 반군마저 위협을 가하고 있어 경제 회복에 총력을 쏟고 있는 메가와티 정권에 적잖은 부담을 주고 있다. 특히 반군은 아체주 가스전을 개발하고 있는 미국계 엑슨모빌사에 대해 “철수하지 않으면 강제폐쇄하겠다”고 위협하기도 해 아체주 개발을 위해선 질서회복이 선결돼야 할 과제이다. 아체주에서는 3만7000여명의 무장병력을 갖춘 자유아체운동이 1976년부터 분리독립 투쟁을 벌여왔으며 올해에만 1500여명이 숨지는 등 지금까지 모두 1만여명이 희생됐다.

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