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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한국인 게놈지도 초안 완성…개인별 맞춤의약 시대 한발 앞당겨

입력 | 2001-06-26 19:09:00

'이것이 게놈지도'


한국인 게놈지도 초안이 국내에서 처음 완성됨에 따라 게놈정보를 이용한 질병 연구에 획기적인 전기가 마련됐으며 ‘개인별 맞춤의약 시대’도 앞당길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초안 완성의 의미〓이번 초안은 게놈의 ‘물리지도’다. 물리지도는 박테리아에 염색체 조각들을 끼워 넣은 ‘BAC’ 조합을 의미한다. 인간 게놈은 워낙 방대하기 때문에 바로 염기서열 분석을 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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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인 유전자지도 벤처기업서 첫 작성

때문에 게놈의 염기서열 분석은 우선 기능을 알고 있는 유전자를 일종의 표지로 삼아 유전자지도를 만든 다음 유전자가 포함된 10만 염기쌍 정도의 크기로 절단한 염색체 조각들을 24개의 인간 염색체 상의 실제 위치에 따라 배열하는 물리지도를 만드는 것이다.

이 물리지도는 여러 유전자를 분리하는데 이용되며, 특히 중요한 유전자가 관련된 게놈 부위의 구조를 연구하기 위한 염기서열 분석 및 전체 염기서열 분석의 기본 청사진이 된다.

마크로젠 대표인 서정선 교수는 “현재 마크로젠이 보유한 설비와 인력으로 8개월 내에 BAC의 모든 염기서열을 분석할 수 있다”고 밝혔다.

▽어떻게 만들었나〓마크로젠측은 미국 등에서 발표된 인간게놈 연구 성과를 십분 활용해 초안을 만드는데 드는 시간과 비용을 크게 줄였다.

미국의 생명공학 벤처기업인 셀레라 지노믹스는 인간 게놈을 무작위로 잘라 염기서열을 분석하는 이른바 샷건(shot gun) 방식을 사용했는데 마크로젠도 이를 받아들여 게놈 조각들의 염기서열을 분석하는데 이용했다. 게놈 조각들의 염기서열은 다시 다국적 인간게놈 프로젝트팀의 전체 인간게놈 염기서열지도와 비교해 이들 조각의 실제 위치를 확인했다는 것이다.

▽어떻게 활용되나〓그동안 인간의 게놈 염기서열 분석 결과 같은 질병이라도 개인마다 염기쌍 몇 개의 차이로 질병 유전자의 발생 형태가 다르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또 개인별 차이는 인종이나 민족에 따라 유사하다는 것이다. 천식 유전자의 경우 서구인과 아시아인의 개인별 차이가 5배나 됐다.

마크로젠측이 한국인 게놈지도 초안 작성 다음의 과제로 한국인이 잘 걸리는 암과 고혈압, 당뇨, 천식, 골다공증, 관절염, 면역 질환 등 7대 질환에 대한 유전자 분석과 개인별 염기 차이(SNP)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나선 것도 이 때문.

마크로젠은 20대 한국인 남성의 게놈에서 이미 알려진 1500개의 질병 유전자의 염기서열분석을 끝내고 이를 바탕으로 개인별 차이를 분석해 나갈 예정이다.

또 전자가 포함된 염색체 조각들인 ‘박테리아 인조 염색체(Bacterial artificial chromosome)를 국내 연구자들에게 제공함으로써 기능이 밝혀지지 않은 질병유전자 탐색 및 분석도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국내에서는 과학기술부의 지원으로 한국인의 위암과 간암 유전자를 찾는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puse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