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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추적]"한국교사 임금 세계 최고" 논란

입력 | 2001-06-14 18:53:00


국민 1인당 소득과 비교할 때 한국 교사들의 임금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수업 외 업무까지 포함한 주당 업무시간과 교사 1인당 학생 수는 최악의 수준을 보였다.

13일 OECD가 발표한 교육보고서에 따르면 99년을 기준으로 15년 경력의 한국 초중고교 교사의 임금은 구매력평가지수(PPP·Purchasing Power Parities)를 감안해 달러로 환산했을 때 평균 연봉 3만9265달러(약 4700만원)였다. 이는 같은 방식으로 계산한 국민 1인당 소득의 2.5배가 넘으며 OECD 30개 회원국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학교 교사 연간임금 국제비교(1999년 기준)

국 가

초 임

15년경력

최고호봉

수업시간

근무시간

한 국

23,613

39,265

62,135

507

44.0

호 주

26,658

37,138

37,577

955

36.3

덴마크

28,140

32,684

32,684

644

37.0

프랑스

21,918

28,757

41,537

634

20

독 일

33,196

38,596

43,945

733

40.0

스페인

26,669

31,178

40,082

561

27.5

스위스

39,162

52,247

60,615

859

-

미 국

25,155

33,418

44,397

964

33.2

국가평균

21,252

28,629

35,511

716

-

PPP는 각국에서 동일한 재화나 서비스를 구입할 때 필요한 화폐의 가치를 비교한 것이다. 예컨대 햄버거 1개가 미국에서 3달러, 한국에서 2100원이라면 PPP를 감안한 1달러의 가치는 실제 환율(1달러 1300원 기준)보다 훨씬 적은 700원인 셈이다. 99년도 한국의 구매력지수는 달러당 657원.

이런 방식으로 계산하면 한국 중학교 15년 경력 교사의 연봉은 3만9265달러로 스위스(5만2247달러)에 이어 OECD 회원국 중 2위. 국민 1인당 소득과 비교할 때 중학교 교사의 임금은 스위스가 1.88배, 독일 1.63배, 미국 0.99배, 노르웨이 0.91배, 영국 0.89배 등이었다. 그러나 고교 교사 임금은 한국의 경우 중학교 교사와 같은 3만9265달러로 스위스 네덜란드 벨기에 독일 프랑스보다 적었으나 미국 영국 스웨덴 헝가리보다는 많았다.

한국 교사 1인당 연간 수업시간은 초등학교의 경우 658시간으로 OECD 전체 평균 801시간에 비해 적었다. 중학교와 고교는 각각 507시간, 492시간으로 OECD 전체 평균 716시간, 662시간을 밑돌았다.

그러나 수업 외 업무까지 합칠 경우 한국 교사의 근무시간은 주당 44시간으로 비교 가능한 18개국 중 노르웨이(44시간)와 함께 가장 많았다.

교사 1인당 학생 비율은 OECD 전체 평균이 초등학교 18명, 중학교 15.2명, 고교 14.1명인데 비해 한국은 각각 32.2명, 21.9명, 22.5명으로 회원국 중 멕시코와 함께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는 14일 OECD 교육보고서에서 한국 교사의 임금이 최고 수준인 것으로 발표되자 교육인적자원부에 해명을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크게 반발했다.

교총은 “15년 경력 교사의 임금이 3000만원 정도인데 구매력지수로는 3만9265달러라는 통계를 납득할 수 없다”면서 “정부가 OECD에 제출한 통계자료를 공개하고 해명하라”고 요구했다. 그러나 교육부는 “OECD발표는 당시 물가와 환율 등을 감안한 구매력 지수로 산출한 객관적 자료”라며 “교사들의 실제 보수가 4700만원이란 뜻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통계는 OECD 기준에 따라 각국이 동일 방식으로 산출한 것으로 우리나라는 99년 한국교육개발원, 교육부, 교총 관계자가 참여해 통계기준을 마련했다는 것.

이 임금은 교사들이 공통으로 받는 봉급과 수당을 합한 것으로 벽지수당 가족수당 등 개별적으로 받는 보수는 뺀 것이다.

교총의 이의 제기는 정년단축 등으로 교원들의 위축된 사기를 고려해야 하는 교원단체의 입장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