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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기업이 보는 국내파업]"외국인 투자발길 돌릴것"

입력 | 2001-06-13 18:26:00


올 들어 외국인 대한(對韓)투자가 2월부터 4개월째 감소하고 있는 가운데 민주노총의 연대 총파업이 진행돼 투자 분위기가 더욱 얼어붙을 것으로 외국 기업 관계자들은 보고 있다.

외환위기 이후 외국 기업들이 한국에 몰린 요인 중 하나가 노사 평화였으나 노사관계가 다시 불안해지면서 이같은 전망이 나오고 있는 것.

주한 미상공회의소 제프리 존스 회장은 “항공산업의 경우 파업 영향이 전 산업에 미쳐 공익성이 강하다”며 “합법적인 파업이라도 최단 기간내에 타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존스 회장은 “미국 동부지역에서 운항하는 ‘캄 에어’사의 노조가 최근 파업을 시작하자 조지 W 부시 대통령이 ‘신속히 타결되지 않으면 정부가 개입하겠다’고 선언했다”며 “항공산업의 특성상 노사가 직접 해결하지 못하면 정부 개입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파업을 주도하고 있는 민주노총과 관련해 “최근 민노총 간부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었는데 경영층에 대한 신뢰가 희박했다”며 “민노총과 경영층의 신뢰 구축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한 외국 자동차 업체의 임원은 “항공과 병원 등은 한 나라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인체의 신경과 혈액순환 계통만큼이나 중요한 기간산업”이라며 “고임금 조종사들의 공인 의식부족 때문에 파업이 일어나는 한국은 예측 불능한 나라”라고 말했다.

보스턴컨설팅의 이병남 부사장은 “구조조정을 통해 기업 및 국가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지배구조 개선과 투명한 경영 등 경영층의 노력도 반드시 필요하지만 노조도 변해야 한다”고 충고했다. 이부사장은 “국내 진출 외국 기업들이 가장 신경 쓰는 것 중의 하나가 노사관계”라고 말했다.

일본계 기업의 한 최고경영자(CEO)는 “한국 경제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데 노조가 회사와 국가경제를 휘청거리게 하는 파업을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는 간호사 파업에 대해서는 “일본에서는 생각도 못할 일”이라고 말했다.

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