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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창수의 수학아 놀자 5]계단식으로 공부하라

입력 | 2001-05-27 19:03:00


“우리 아이가 수학 하나는 끝내주게 잘 합니다. 수학 도사가 되더니 다른 과목들도 더 잘하게 됐어요!”

지난해 한 대입 수능시험을 앞둔 L군(19)의 어머니를 만났을 때 한 말이다. L군이 처음부터 ‘수학도사’라는 별명이 붙은 것은 아니다. 중3 때까지만 해도 그저 공부를 잘하는 학생 정도였지만 1년 뒤 L군은 자타가 공인하는 수학도사가 됐다.

학교시험이나 수능시험을 잘 보려면 출제 경향을 잘 파악하고 교과과정의 뼈대를 익혀 필수 문제들을 푸는 요령을 연습하면 가능하다.

그러나 새로운 형태의 문제나 난이도가 높은 문제는 이것만으로는 부족하다. 어려운 문제지를 풀거나 한 참고서를 여러 번 보면 수학을 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거나 소위 천재성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생각하는 학생들이 많다.

수학을 잘하는 학생들과 상담을 해보면 시험지를 받아 들 때마다 식은 땀을 흘릴 정도로 긴장한다고 말한다. 올해 서울대의 대학 자체 고교 수학 평가에서 90점 이상을 맞은 학생이 2%가 안되는 것을 보면 수학에 자신 있는 학생은 극소수인 것을 알 수 있다.

가장 큰 이유는 공부계획이 체계적이지 못하거나 공부 방법이 잘못됐기 때문이다. 기초를 제대로 공부하지 않고 어려운 문제로 넘어가거나 한 학년의 내용을 충분히 소화하지 않고 성급히 다음 학년의 내용을 공부하는 경우가 많다. 이것이 함정이다.

단원의 기본개념과 문제 유형을 확실히 정리하지 않으면 새로 배우는 내용이 뒤죽박죽이 된다. 조금 늦더라도 현재 학년의 어려운 부분까지 확실하게 공부하는 것이 좋다. 수학공부는 계단식이어서 저학년의 어려운 부분을 잘 이해하면 그 다음 과정은 이해도 잘되고 진도도 빨라진다.

다음 단계로 넘어가기 위해서는 산을 정상까지 쉬지 않고 오르는 태도에서 풍경을 둘러보며 천천히 올라가는 자세로 바뀌어야 한다. 수학에서도 ‘왜’라는 질문이 가장 중요하다. ‘이 풀이법은 왜 다르지’ ‘다른 풀이법은 없나’ ‘지금 단원과 이전 단원은 어떤 관련이 있나’ ‘그림과 식은 어떤 관계인가’ 등의 의문을 해결하면서 공부하면 진도를 빨리 나가는 것보다 문제풀이 능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L군은 남들이 수학Ⅰ, 수학Ⅱ 과정을 공부할 때, 공통수학의 어려운 부분까지 확실히 공부했다. 또 의문을 해결하려고 고민하고 앞에서 배운 내용을 들여다보는 것을 주저하지 않았다. L군은 1년반도 안돼 누구보다 문제를 더 잘 푸는 수준이 됐다. 그 뒤부터는 혼자 고교 수학을 공부했고 수능에서 만점을 받았다.

난이도 높은 문제지 공부법

1)자신이 풀 수 있는 문제가 60% 정도인 문제지를 고른다.

2)두권을 단원별로 지그재그 식으로 공부한다.

3)쉬운 단원은 어렵게, 어려운 단원은 쉽게 공부한다.

4)어려운 문제 중에도 중복되는 문제가 중요하다.

5)문제 풀이보다 의문해결이 더 중요하다.

한창수(‘수학 절대로 공부하지 마라’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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