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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건강/헬리코박터 집중탐구 中]술잔 돌려도 전염

입력 | 2001-05-22 18:33:00


많은 연구를 통해 헬리코박터 파이로리(HP)는 위십이지장 궤양을 비롯해 급만성위염, 위림프종 등 각종 소화기 질환의 원인으로 밝혀졌다.

특히 94년 세계보건기구(WHO)는 HP를 위암을 일으키는 확실한 발암인자로 규정했다. HP에 감염된 채 장기간 방치될 경우 비감염자에 비해 위암에 걸릴 확률이 6배 가량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온 때문. 최근에는 철결핍성 빈혈 등 어린이 성장장애를 초래한다는 보고도 나와 주목을 끌고 있다.

▽헬리코박터의 감염경로〓HP의 정확한 감염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상태. 현재로선 감염자가 토한 음식물이나 대변에 오염된 물, HP에 오염된 식품 등을 다른 사람이 섭취한 경우가 가장 유력한 전파 경로로 추정되고 있다.

또 위액의 역류로 식도를 거슬러 침과 치아까지 ‘도달’한 HP가 입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옮겨지는 것도 감염 경로 중 하나로 보인다. 술잔을 돌리거나 수저를 같이 사용하다 감염되는 사례가 이에 속한다. 이 밖에 최근에는 내시경을 통한 감염도 문제가 되고 있다.

▽HP는 위장 만병(萬病)의 근원〓HP를 가진 사람이라도 균의 위 점막 흡착력, 감염자의 저항력, 위산의 정도 등에 따라 질환의 진행 과정은 달라진다. HP와 위장질환의 관계는 이미 다양한 연구 결과를 통해 증명된 상태다.

국내의 경우 HP 감염자 10명 중 6명 이상(65%)이 위염에 걸리고 1,2명이 소화기 궤양을 일으키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십이지장궤양 환자의 90∼95%, 위궤양 환자의 60∼80%에서 HP가 발견될 정도다. 이 밖에 HP를 제거함으로써 위에서 발생하는 림프종이 사라진다는 연구도 나와 있다.

한편 HP가 위암을 일으키는 과정은 밝혀지지 않았지만 위암 수술 후 HP를 박멸하면 암의 재발을 예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ysh1005@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