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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평화 기대 못미쳐"…英 국제전략연구소 보고서

입력 | 2001-05-16 18:20:00


남북한은 지난해 이룩한 평화 공존의 분위기를 지속시키는 데는 실패했지만 앞으로의 전망은 과거 수년간에 비해 밝다고 영국 런던에 본부를 둔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가 16일 분석했다.

IISS는 이날 발표한 연례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6월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된후 일련의 문제들이 불거져 나와 당시의 높은 기대가 차차 사그러들었다”며 이로 인해 남북한의 지도자는 불신과 도전에 직면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보고서는 “김정일(金正日) 북한 국방위원장은 예상 밖의 사회적, 정치적 능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예측할 수 없는 인물”이라며 “따라서 그가 진정으로 얼마나 변화했는지에 대해서는 점검해볼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이어 내년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있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도 국내적으로 공격을 받고 있다면서 한국 정부와 기업들이 북한을 끌어들이는 데 막대한 비용이 소요됐다는 점을 거론했다.

이 보고서는 “과거에는 한국 사람들이 북한의 붕괴나 통일 비용을 걱정했으나 지금은 북한에 경제적 지원을 하는 데 드는 비용도 같이 걱정하고 있다”며 “따라서 한국은 ‘햇볕정책’에 대해 비용과 이익을 따지는 한층 차별적인 접근 방식을 모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햇볕정책은 미국의 지지가 중요하다”며 “미국은 한국에 대해 이를 당근과 채찍으로 이용하도록 압력을 가하는 한편 한층 엄격한 조건을 요구할지도 모른다”고 전망했다.

그러나 IISS는 “이런 모든 위험 부담에도 불구하고 한반도는 과거 수년간에 비해 전망이 훨씬 밝다”고 평가했다.

이 보고서는 북한 상황과 관련해 “경제난이 계속되고 있지만 상황이 호전됐으며 김 위원장의 중국 방문으로 북한 내에 ‘희망스러운 변화의 징후’가 나타났다”고 말했다.

이 보고서는 또 김 위원장이 어려움에 직면할지도 모르지만 남북정상회담에서 나타난 그의 행동 등으로 볼 때 남북 화해 과정을 후퇴시키기는 어려울 것이며 북한에 대한 양보를 비판해온 한국의 야당도 햇볕정책에 실질적 대안은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