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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예술]한국 악기

입력 | 2001-04-27 19:16:00


◇우리 악기 60여종 한눈에…'21세기판 악학궤범'

▷한국 악기

송혜진 지음 강운구 사진, 430쪽 12만원 열화당

우리 국악기 60여종을 상세한 설명과 컬러사진으로 담아낸 ‘21세기 악학궤범’. 숙명여대 전통문화예술대학원 교수인 저자가 2년 반에 걸쳐 완성했다.

백과사전을 연상시키는 23×31cm 크기의 하드커버 책 430쪽에 사진작가 강운구가 찍은 수백 장의 사진자료를 비롯해 국악기의 역사, 구조와 제작방법, 연주방법, 악보 등을 꼼꼼히 해설했다.

이 책은 조선 성종 조에 만들어진 ‘악학궤범’을 연상시킨다. 소개된 국악기의 종류도 악학궤범과 거의 동일하다. 그러나 저자는 악학궤범에 대해 “당시의 표준으로는 국악기를 다룬 그야말로 완벽한 책이었지만, ‘왜 이런 악기를 만들었을까’ ‘그 악기에 대한 사람들의 생각은 어떻게 바뀌어나갔나’는 등의 궁금증에 대해서는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이 책은 이같은 부분을 중점적으로 파헤치는 시도를 하고 있다. 속담과 설화, 민요와 무속, 판소리와 잡가 등을 폭넓게 연구해 온 저자는 이책에서 여러 시대, 여러 계층 사람들이 음악에 대해 어떤 생각을 해 왔는지 정리하고 있다.

저자가 말하는 우리 악기의 가장 큰 특징은 ‘일상에서 구하기 쉬운 소재로 가능한 한 인위적 가공을 배제해 자연스럽고 꾸밈없는 소리를 내는 것’. 그러나 제례에 쓴 아악기의 경우 국가가 꼼꼼한 표준을 정하고 이를 어길 경우 엄하게 처벌하기까지 했다.

원래 이 책은 출판사와 국립국악원 사이에 협력의 산물. 열화당 이기웅 사장과 한명희 전 국립국악원장이 뜻을 모아 1998년 기획했고, 당시 국립국악원 학예연구관으로 재직 중이던 송씨가 집필자로 선정됐다.

올해 교수가 된 저자는 정신문화연구원 석사과정 재학 중이던 1987년 동아일보 신춘문예 음악평론부문에서 ‘창극, 그 새로운 가능성’으로 당선되기도 했다.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