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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그린벨트 풀렸지만…

입력 | 2001-03-27 18:43:00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가 본 궤도에 올랐다.

26일 건설교통부가 그린벨트 해제를 확정한 지역은 18곳. 정부는 99년 개발제한구역 제도개선 방안을 발표한 뒤 지금까지 고작 4곳의 그린벨트를 풀었을 뿐이다. 이번 조치가 본격적인 그린벨트 해제의 첫 걸음인 셈이다.

이번에 그린벨트에서 풀린 지역은 개발제한구역 토지시장의 동향을 내다볼 수 있는 가늠자. 일대에선 부동산시장 침체로 활발한 거래나 가격상승은 아직 엿볼 수 없지만 투자자들의 기대와 관심은 자못 부풀어 있는 상태다.

▽수도권〓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돼 자연녹지 등으로 지정되면 용적률(대지면적 대비 건물 연면적 비율) 100% 내에서 연립이나 단독주택을 지을 수 있다. 개발이익이 생긴다는 얘기. 다만 수도권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된 성남 고동마을 등 11곳은 이미 집들이 들어선 취락지역이어서 해제효과가 적다. 또 가격도 오를 만큼 올라 이번 발표로 크게 술렁이는 곳은 드물다.

경부고속철도 남서울역사가 들어설 예정인 광명시 소하동 일대가 가장 투자가치가 있는 곳으로 꼽힌다. 그린벨트 해제 발표이후 해당지역인 신촌마을 가리대마을 설월리마을에선 땅주인들이 토지매각을 미루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 서울과 가장 가까운 신촌마을 전답은 평당 60만∼100만원 선에 거래된다. 광명랜드부동산 조선희씨는 “개발 잠재력이 커 장기투자를 하려는 수요자들이 많다”고 설명했다.

성남시 고동마을과 광명시 소하동일대는 서울과 가까운 데다 주변에 대형 개발사업이 예정돼 있어 땅값이 강세. 서울과 접한 세곡동사거리 바로 아래쪽인 성남 고동마을의 대지 시세는 평당 250만∼300만원 정도에 이르고 투자자들의 문의도 꾸준히 늘고 있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는 상태.

제일부동산 김영진사장은 “마땅한 매물이 없는 데다 땅값이 너무 비싸 거래가 없다”고 말했다.김포와 부천의 7개 마을은 그린벨트 해제에 따른 영향이 거의 없다. 해당 지역이 워낙 좁고 마땅한 매물도 없기 때문이다.

▽지방〓시 전체가 개발제한구역에서 풀린 제주시가 초점. 그 중에서도 이호동 건입동 용담동 아라동 오라동 노형동 등이 관심지역이다.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돼 주택신축이 가능한 자연녹지로 지정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자연녹지가 아니라 보존녹지로 지정되면 학교 관공서 등으로 지을 수 있는 건축물이 제한된다.

자연녹지 지정이 예상되는 땅은 올 들어서만 평균 20% 남짓 올랐다. 논밭이나 임야를 기준으로 시세는 평당 30만원선. 아라동 대로변 대지는 평당 70만∼80만원을 호가한다.

▼그린벨트가 풀린 18개 마을현황▼

위치

이름

인구(명)

가구수

면적(㎡)

성남시

고동마을

1,578

309

202,100

부천시

계수마을

41

10

4,325

나사렛마을

27

5

2,752

범박마을

82

61

26,737

괴안마을

25

8

2,979

광명시

신촌마을

2,513

398

133,821

가리대마을

1,603

253

183,439

설월리마을

1,567

244

110,538

김포시

신기마을

60

25

18,521

본동마을

73

17

13,502

향산마을

14

4

1,813

광주광역시

동산마을

2

1

2,186

태봉마을

11

6

3,050

가산마을

5

1

1,047

네거리마을

17

6

2,801

전남

학림마을

160

49

27,361

도산촌마을

114

39

16,369

서동마을

11

5

1,414

▽향후 전망〓해제지역별 개발범위가 결정되지 않은 데다 부동산시장의 회복시기도 불투명한 상황이어서 신중하게 투자해야 한다는 것이 현지 전문가들의 충고.

제주 건국컨설팅 김동진사장은 “제주시가 7월경 발표할 도시재정비계획에서 ‘개발가능’으로 분류하는 곳은 추가 가격상승을 기대할 수 있으므로 그 이후로 투자시기를 늦추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libr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