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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이드 월드]라덴은 아랍의 왕건?

입력 | 2001-01-14 18:54:00


라덴은 아랍의 왕건(王建)인가.

사우디아라비아 출신의 국제테러 지도자 오사마 빈 라덴(48·사진)이 혼맥을 통해 다른 테러세력과의 결속을 강화하고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고 러시아 관영 이타르타스 통신이 12일 분석했다.

아프가니스탄 남부 칸다하르에 은신 중인 라덴은 9일 이집트의 테러지도자 아부 하파자 알 마스리의 딸을 며느리로 맞아들였다. 80년대 아프가니스탄 내전에 참가했던 전우의 딸이었다. 결혼식에는 이집트 무장단체 지하드의 지도자 아이만 엘 자와히리 등 수단 알제리 체첸 등에서 몰려온 국제테러계의 거물이 대거 참석했다. 지하드는 81년 안와르 사다트 이집트 대통령의 암살을 배후조종한 단체로 알려져 있다.

라덴은 이에 앞서 지난해 10월 예멘 실력자의 18세 딸을 4번째 부인으로 맞았다. 이슬람교가 일부다처를 허용하는 점을 활용한 것.

그는 최근 가족 결혼식 때만 모습을 드러내 외부에 건재함을 과시하고 있다. 그는 수십여건의 테러 사건에 관련된 혐의로 러시아와 서방 수사당국의 추적을 받고 있다. 국제형사기구(인터폴)는 99년 체첸 인근에서 일어난 폭탄테러 및 98년 케냐와 탄자니아의 미국 대사관 폭탄 테러 등을 그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라덴은 현재 아프가니스탄의 이슬람원리주의세력인 ‘탈리반’의 보호를 받고 있다.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