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민주당이 끊임없이 불러온 ‘공조 희망가’에 자민련이 최근 장단을 맞추는 듯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민주당 김중권(金重權)대표는 27일 KBS 라디오의 대담프로그램에 출연해 “앞으로 (양당이) 정권초기의 관계로 회복되기를 희망하면서 그렇게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명예총재도 26일 밤 기자단과의 송년모임에서 “이 정권이 잘못되면 우리가 더 비판을 받을 것”이라며 ‘공동정권 공동책임’을 강조했고 자민련 분위기도 다소 달라지는 듯하다. 자민련의 한 고위인사는 27일 “JP가 1월 중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만나 공조를 공식화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양당간의 이런 ‘협화음(協和音)’이 공동정부 출범 초기의 공조 수준으로까지 발전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은 우세한 편이다.
우선 자민련 내부사정이 완전한 공조복원을 허락하지 않는다는 것. 자민련의 한 관계자는 “JP는 줄곧 공조의 뜻을 품어왔지만 뜻대로 하지 못한 것은 공조복원에 부정적인 당내 인사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JP가 당내 반발세력을 다독이려면 내각제 합의나 절반의 내각 추천권과 같은 충분한 보상을 받아내야 하는데 그것도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자민련 내에도 초기 수준의 공조복원에 대해서는 회의론이 만만치 않다.
정치권에서는 자민련이 노리는 것은 ‘공조’라기보다는 ‘어정쩡한 협력’의 대가로 새해 개각에서 지분을 확보하고 교섭단체 문제도 해결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한편 김중권대표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동서화합 차원에서 대통령 4년 중임제와 정 부통령제를 거론해왔으며 그런 생각을 기본적으로 갖고 있다”며 “그러나 지금은 경제위기 극복에 모든 힘을 쏟아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는 또 “개헌문제는 차기 대선 후보들이 대선공약으로 내세울 문제”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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