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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새도래지 싸고 시민단체-농민 갈등

입력 | 2000-12-04 18:42:00


유명 철새 도래지인 경남 창원시 동읍 주남저수지의 보전 문제를 놓고 환경단체와 주민간의 마찰이 십수년째 계속되는 가운데 지역 농민단체가 이 일대 논을 갈아엎고 논두렁을 태워 철새들이 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우려된다.

주남저수지 인근인 동읍 월잠청년회(회장 권영규·權永奎·44) 회원 40여명이 4일 대형 트랙터 10여대를 동원해 5만여평의 논을 갈아엎고 논두렁을 태웠다. 청년회측은 3일에도 5만여평의 논을 트랙터로 갈아엎었다.

청년회는 이들 논에 봄보리를 심고 철새 방지용 폭음기도 설치키로 해 주남저수지에서 겨울을 나고 있는 가창오리 등 모두 4만여마리의 철새들이 먹이를 찾는데 어려움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환경단체 등은 “농민들이 대대적으로 논을 갈아엎어 철새의 먹이 공급처를 없애 철새들이 이곳을 떠나도록 유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97년 1월에는 주남저수지내 갈대숲에서 방화로 추정되는 큰 불이 났고 98년 8월에는 저수지 주변 숲을 인근 주민이 벌목하는 일이 일어나는 등 주남저수지 보전을 둘러싼 갈등이 계속되고 있다.

manman@donga.com